제4일
허브, 향기 없는 장미 - 자비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 4,32)
허브, 향기 없는 장미
1. 우리의 정원과 텃밭을 예쁘게 만드는 것에는 흔히 허브라고 부르는 풀이 있습니다. 사실 허브는 푸른 잎사귀와 시냇가에서 크게 번식하는 강한 생명력 말고 다른 특징은 없지만, 잎을 따거나 만지거나 밟으면 짙은 향기가 납니다. 더구나 허브는 여러 면에서 건강에 좋은 특성도 있습니다. 이 허브를 향기 없는 장미와 함께 놓으면 향기롭고 아름다운 장미 꽃다발이 될 것입니다.
자비
2. 우리 마음 안에 있는 하느님 사랑이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번져 나갈 때 우리 영혼 안에서 자연스레 생기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비입니다. 자비의 덕은 이웃에게 필요한 것을 나에게 필요한 것으로 여기고 내 일처럼 떠맡으려는 준비된 자세입니다.
이웃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거나 그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기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자비의 덕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비참함과 궁핍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자비입니다. 자비가 없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비를 입지 못할 것입니다.
신비로운 정원인 교회에서 허브만큼 자비의 덕에 아주 잘 상응하는 장점과 특성을 가진 식물은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지니신 자비의 덕
3. 성모 마리아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순간부터 아담의 후예인 우리 모두의 일을 당신 것으로 여기셨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이 지니신 그 자비심으로 하느님께 간구하시어 우리가 구원을 얻도록 도우셨습니다. 이렇듯 자비의 어머니께서는 당신 자녀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당신에게 필요한 것으로 여기셨습니다.
성모 마리아께 꽃을 바침
4. 당신은 하느님과 이웃을 참되게 사랑합니까? 자비는 참사랑의 딸이기에 당신에게 사랑이 있다면 자비도 함께 있을 것입니다. 당신에게 자비의 덕이 있다면, 예수님과 그분의 지극하신 어머니 마리아께서 당하신 고통과 수난에 힘입어 당신도 어떠한 고통이나 수난도 다 참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모이신 성교회를 괴롭히는 극심한 도덕적 악을 아파하고 연민을 느낄 것입니다. 당신에게 자비심이 있다면, 영혼들의 비참함과 영적인 빈곤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그 영혼들을 대신하여 자신을 희생할 것입니다.
기도
성모님, 제가 영혼들의 유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다만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 아래서 저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칠 뿐입니다. 또한 사랑의 계명이 명령하는 그대로 자비의 덕을 실천하기로 약속합니다.
성모님, 이 봉헌물을 받아 주소서. 여기 늘 푸른 허브를 받아 주시어 저의 지향을 축복하시고, 제 마음 안에 자비의 덕을 간직하는 데 필요한 은총과 은사들을 얻어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