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일
오렌지꽃 - 희망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로마 8,24-25)
오렌지꽃
1. 오렌지나무는 상록수로서 잎사귀는 진녹색이고 반짝거립니다. 이 나무는 한꺼번에 아주 많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오렌지나무 숲에서 나는 향기는 아주 멀리까지 퍼져 나갑니다. 추운 북부 지방에서는 오렌지꽃을 매우 훌륭한 장식물 중의 하나로 여기고 있습니다만 오렌지나무를 정원에 심는 일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오렌지나무는 추위를 어느 정도 견디긴 하나 얼음이 어는 추위에 살아남게 하려면 매우 조심해서 돌보아야 합니다. 따뜻한 지방에서는 오렌지나무가 오월에 수많은 꽃을 피워서 향긋하고 그윽한 향기로 정원을 가득 채웁니다. 그러면 우리는 죄를 짓고 쫒겨났던 낙원에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희망
2. 교회의 정원에 있는 꽃 중에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가장 고귀하고 숭고하며 탁월합니다. 이 세 가지 덕 위에 우리와 하느님의 모든 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즉 믿음은 하느님에 대한 순수하고 올바른 개념과 인식을 심어 주며,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해 줍니다. 순수한 믿음을 통해 우리의 영혼 안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면 희망의 덕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믿음을 통해서 하느님을 구원자요 구세주며 보호자요 좋으신 분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주입덕의 하나로서 현세에서는 조력은총과 성령의 은사들을 바라게 하고, 이승에서는 우리의 선행을 공로 삼아 하느님께 영원한 생명을 바라도록 영혼을 준비시키고 동기를 유발하는 덕입니다. 이 덕은 지식의 은사와 상응합니다.
희망은 대신덕의 하나이기에 그 위대하고 고상한 특성을 잘 갖추고 있는 꽃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오렌지꽃이 바로 그런 꽃입니다. 꽃은 작지만 가지 하나마다 잔 꽃들이 무수히 피는데, 그 풍성함은 다른 모든 향기 나는 꽃을 능가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는 우리가 죄를 지어 잃어버렸던 낙원의 영광과 즐거움을 상기셔켜 줍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지니신 희망의 덕
3. 죄 때문에 쫓겨난 무수히 많은 영혼들을 지옥이 입을 벌려 뜨거운 불길 속으로 삼켜 버린 지 사천 년이 흘렀습니다. 천국 문은 굳게 닫혔고 어둠의 세력이 아담의 후예들을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장 추한 욕정의 모습을 한 악마들이 숭배 받고, 하느님의 옥좌는 우리가 다가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랑에 불타는 한 젊은 여인이 이 세상의 반윤리적인 모습을 바꾸려고 결심하였습니다. 그 여인은 구원을 간절히 청하고 희망하였으며, 마침내 희망했던 구원을 얻어 내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우리는 구원받았습니다. 성모님께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성모 마리아께 꽃을 바침
4. 오월입니다. 우리 정원에 오렌지나무가 있는지, 꽃이 피었는지 살펴봅시다. 당신은 구원받기를 바랍니까? 당신의 영혼이 육신을 떠나갈 때 천국 낙원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무어라고 대답하겠습니까? 희망의 덕이 있습니까? 이 중요한 덕을 당신은 가지고 있습니까? 만일 희망의 덕이 있다면 그 덕은 이렇게 대답하겠지요. "네, 저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구원하실 테니까요. 또한 제 영혼 깊은 데서 그러리라고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무엇을 두려워합니까? 무엇이 무섭습니까? 무엇을 의심합니까? 구원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따져 보고 있습니까?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요? 만일 그렇다면 어서 성모 마리아께 달려가서 이 꽃을 바치면서 말씀드리십시오.
기도
성모님, 저는 구원받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그리스도인답게 살 수 있도록 성모님께서 조력은총을 얻어 주시길 바라며, 제 구원 사정을 하느님의 선하심에 맡겨 드립니다. 저는 주님의 거룩한 계명을 성심성의껏 충실하고 온전히 지키기로 약속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