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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일
마요라나 - 순명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 (에페 5,21)
마요라나
1. 오늘의 꽃은 밭에 흔히 밟히는 풀로서 주로 정원의 작은 길을 따라 심는 마요라나입니다. 마요라나는 비록 겉으로는 하잘것없어 보이지만 향이 매우 부드럽고 강하여 밟거나 비비면 그 즉시 아주 강한 향기가 납니다. 마요라나는 장미처럼 아름답지는 않으므로, 마치 여왕 곁에 시녀를 두듯 장미 옆에 마요라나를 놓아 꽃다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순명
2. 명령하는 이에게 순명하는 사람은, 그 명령이 엄하면 엄할수록 마치 짓밟힌 마요라나 풀처럼 더욱더 충실히 겸손과 순명의 향기를 짙게 발산합니다. 순명하는 이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지시하는 이가 어떤 훈시나 명령이나 법칙을 내릴 때, 그 권위에 합당한 존중의 태도를 드러내야 합니다. 순명은 직속 웃어른에게 순종할 책무를 말하며, 각 사람이 관할권자에게 순종하는 덕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순명의 덕
3. 성모 마리아께서는 성녀 안나와 성 요아킴에게 딸로서 충성스럽게 순명하셨습니다. 성전에서는 사제와 원로들에게, 가정에서는 성 요셉에게 순명하셨고, 예수님을 대사제중의 대사제요 왕 중의 왕이신 하느님으로 모시고 순명하셨습니다. 마치 그 어떤 피조물보다 가장 낮은 자인 양 선한 지향을 갖고 마음을 다하여 겸손과 온유와 사랑으로 순명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명령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순명하셨고,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명을 받아 사랑하는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고 한 것처럼 성모님께서도 당신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희생 제물로 바치기까지 순명하셨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성모님께서는 드높은 품위에 오르셨습니다.
성모 마리아께 꽃을 바침
4. 우리가 가진 순명의 덕에 대해 성찰해 봅시다. 당신은 하느님께 순명합니까? 당신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감에 귀 기울이고 따릅니까? 교회와 사목자와 고해사제에게 순명합니까? 하느님께서 당신을 지도하도록 임명하신 이들에게 순명합니까? 만일 순명한다면 어떻게 합니까? 그 지시가 어렵거나 쉽거나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기쁘게 순명합니까? 웃어름이 당신을 나무랄 때에 마요라나처럼 겸손의 향기를 발산합니까, 아니면 가시나무처럼 뻣뻣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입니까? 순명을 잘하는지 생각하고 묵상하십시오. 교만한 천사들처럼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당신 자신을 낮추어 순명하십시오. 잘 순명하기로 결심하고, 마요라나를 따서 장미를 꾸민 후 성모님께 바치며 이렇게 말씀드리십시오.
기도
성모님, 저의 마요라나를 당신 손에 바칩니다. 저는 불평 불만하지 않고, 겸손과 온유와 사랑을 다하여 민첩하고 충실하게 하느님과 하느님 권위의 대리자들에게 순명할 것을 약속합니다. 저의 정원사님, 이 마요라나를 어머니의 능력과 사랑에 맡겨 드리니 고이 키워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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