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제 일데퐁소 가뗄에게,
1864년 4월 25일, 이비사
1. 그리운 벗에게: 이달 10일 올해 이비사에서의 우리의 대중선교가 끝났다네. 이전에 나의 편지에서 시작했던 그 역사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 하겠네. 하지만, 그전에, 이번 대중선교의 진행 경로가 산타 에우랄리아에서 산 로렌조까지의 행진, 그리고 거기에서 산타 헤르뜨루디스(SantaGertrudis)까지, 그리고 이 본당에서 도시의 외곽을 지나 산 호르헤까지, 그리고 거기에서 산 호세(San Jose)까지 라는 점을 미리 알려 두겠네. 그리고 10일에는 산 호세 본당에서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이 그 본당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에스쿠벨스 경당으로 다시 돌아 오셔야 했다네. 그리고 산타 에우랄리아 지역에서는 본당 사제가 암살되었고, 다른 두 지역인 산 로렌조와 산 호르헤에서는 암살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본당 사제가 없고, 그로 인해 하느님에 대한 거룩한 두려움이 범죄자들에게 생길 수 있도록, 부드럽지만 근엄하게 이들 마을에서 대중선교를 수행해야 했다네.
2. 수난 주간인 3월 13일은 산타 에우랄리아에서 2레구아 거리 떨어져 있는 산 로렌조로 이동하기로 계획되었었는데, 비가 와서 전례를 거행할 수가 없어, 17일 목요일로 변경하여 이동했다네. 성모상은 계속 산타 에우랄리아에 있었고, 그 주일에 나는 산 로렌조로 갔으며, 우리는 대중선교를 시작했네. 그 목요일은 아름다운 이른 봄날로 대지의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네. 아침에 나는 산타 에우랄리아로 걸음을 재촉했고, 때에 맞춰 오후2시에 이미 그곳에 마을 사람 모두가 모여 있었고, 우리는 행렬을 시작했다네. 같은 시각 산 로렌조에서도 행렬이 시작되었고, 두 본당이 나뉘는 경계 지역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지극히 거룩하신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네. 그곳에는 이미 사전에 기둥을 세워 놓고 그 위에 돌 십자가를 올려놓았는데, 이 곳이 전례를 하기 위해 준비된 장소였다네. 이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산타 에우랄리아를 떠나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을 동행하여 왔다네. 그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마중 나온 주민들과 함께 십자가 주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네. 산 로렌조의 주민들은 우리를 보자 무릎을 꿇고, 성모님을 향해 여왕이시며를 부르며 경의를 표하고, 자신들의 지역 경계 안으로 우리를 맞아 들였으며, 이 두 마을이 한 가족으로 한데 모여 있는 것을 보자 신앙적 열정은 극에 달했다네. 나는 그곳에 세워진 기둥을 강단 삼아 십자가와 그 땅을 축복했으며, 우리 구원의 상징인 십자가 앞에서 믿음을 고백했고, 거룩한 세례때에 했던 충실, 순명, 하느님과 교회에 대한 사랑 그리고 계명에 대한 서약을 큰 소리로 갱신했다네. 곧 마리아가 성모님, 여왕 그리고 모후로 선포되었고, 이 두 본당에서 떠날때는 서로의 죄를 용서하고 형제애로 서로 포옹했으며, 솟구치는 눈물에 말문이 막혔고, 그 감동적인 감격으로 성모님에게 찬미가를 바치면서 마쳤다네.
우리는 20일에 산 로렌조를 떠나 산타 헤르뚜르디스 본당의 경계 지역에서 똑같은 전례를 거행했다네.
3. 부활 제2주일이었던 28일, 우리는 오후 1시에 산타 헤르뚜르디스를 떠나 모든 마을 사람들의 시골 악단의 연주가 시작될 때 도시로 향했다네. 그 도시의 산 꼭대기에서 성모님을 공경하는 마을의 청년들이 어깨에 모신 여왕의 승리 행렬에 거룩하고 신앙적으로 고양되어 잠시 동안 관상했다네. 그 날은 성모님이 당신 자녀들의 그 사랑의 표시를 받기 위해 선택하신 날들 중 하나였다네. 도시는 텅 비어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지존하신 여왕을 맞으러 나왔기 때문이라네. 그리고 소녀 성가대가 조화로 만든 아름다운 왕관을 성모님께 봉헌했다네. 뱃사람들은 악단과 함께 행진했고, 자신의 상선 깃발을 성모님 발아래 바쳤으며, 사람들이 모두 목적지인 산 호르헤에 도착했을때, 나는 거기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이 섬의 수많은 군중들이 십자가 앞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위안을 얻었다네. 이번 대중선교의 상징으로, 그리고 믿음과 계명에 대한 사랑의 증거로 높이 14뼘(역주:높이의 단위), 넓이 4뼘의 기둥을 올렸는데 나는 그것을 강단으로 삼았네. 약 10,000명에서 12,000명의 사람들이 거기에 모였다네. 산 호르헤와 함께 산 호세와 산 아구스틴 지역의 주민들과 나머지 서부 지역의 다른 주민들이 한데 모였고, 다른 마을에서와 마찬가지로 똑 같은 전례를 거행했으며, 우리는 성모상을 향했고 마을 청년들이 어깨에 성모님을 모실 때 '하늘과 땅과 바다와 우리 섬의 여왕이신 성모님 만세!' 를 반복해서 크게 외치는 군중의 소리를 들었다네. 그리고 우리는 본당을 향해 행렬을 시작했다네. 여기서 우리는 엄청나게 모여든 군중들로 인해 광장에서 매일 전례를 거행해야만 했다네.
4월 4일 우리는 산 호르헤를 떠났고, 산 호세와 산 아구스틴 마을 주민들이 우리를 마중하러 나왔으며, 그 두 본당의 경계 지역에서 전례를 거행했고, 10일에는 산 호세에서 모든 사람들이 영성체를 하고, 10시에 그곳을 떠나 에스쿠벨스의 운둔소에 도착했다네. 12시에 그곳에서 장엄 예식을 거행했고, 덕행의 성모님은 당신의 별실로 다시 돌아 오셨으며, 우리는 이 섬에 오시어 베풀어주신 은총에 대한 감사의 보답으로 사은 찬미가를 합창했다네. 그리고 이번 행렬에 동참했던 주민들과 헤어졌다네.
4. 나는 이 글을 통해 내가 보는 것을 자네도 보게 될 것이기에, 자네가 이 편지를 읽고 기뻐할 것이라고 확신하네. 왜냐하면,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 사업의 지도자로 덕행과 권능 그리고 승리의 여왕이신 성모님을 올바로 선택했고, 그분의 강한 손길이 우리를 구원했기 때문이네. 그 분의 현존 덕분에 마음이 가장 완고한 사람들을 그분의사랑으로 굴복시킬 수 있었다네. 자비롭고 용서를 베푸시는 그분은 당신 발아래서 죄 짓는 백성들을 보셨고, 죄인들 앞에 부드러운 어머니로 나타나셨으며, 그리고 그 죄인은 사제의 피로 물들인 그 비수를 던지고, 그의 가슴에 자비심의 상징으로 걸고 있는 십자가와 맞바꾸었다네.
5. 대중선교가 긍정적이고 구원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었던 것은, 섬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격렬한 열의에 가득 찬 존경하는 발레아레스 민정 총독과 매우 효율적으로 협력했기 때문이라네. 그분은 우리를 모든 시장들에게 추천했고, 이 시장들이 당국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인지, 그 자신의 확신과 영적 관심인지, 관대한 마음으로 대중선교를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우리 편에 섰다네. 나는 이 잡지의 지면을 빌어 이 모든 계획을 솔선수범하셨던 라파엘 올리버(D. Rafael Oliver)주교 대리님에게도 감사하며, 우리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네.
22개 본당 중 5개 본당에서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지역의 주민들은 앞으로 우리가 그들에게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우리에게 부탁했고, 우리 대중선교를 1865년 초로 미루었다네.
잘 있게나. 자네를 보고 싶어 하는 이 동료의 우정을 받아 주시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