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종류의 보석
동판화 10
4. 우리는 성 요한 사도가 묵시록 21장 19절에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그 열두 가지 보석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고, 각 보석마다 그 본질을 구성하고 있는 고유하게 구별되는 특성을 지닌 덕행들을 찾아내고, 이 보석 안에서 성조, 사도들, 예언자 그리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특별한 사명을 주어 파견된 사람들에게 성령을 내려주신 여러 가지 은사와 은총과 덕행을 관상할 것이다. 우리는 먼저 초석마다의 속성과 고유한 특성, 그 형태와 색상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으로 열두 개의 초석에 보석을 하나씩 적용시켜 볼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신앙과 종교를 세우기 위해 파견된 사람들에게 모든 세대에서 성령께서 주신 은사들과 은총과 덕행과 사명이, 수많은 사람들 안의 각 개인이 모두 다르지만 그리스도와 사도들 안에서 하나이며, 보석은 열둘로 축약되는 것을 알게 된다. 숫자 열둘은 셋에 넷을 곱해서 나온 것이다. 숫자 4는 사각형 모양을 시사하는 기하학체에서 나온 것으로 이 형체는 세상의 4대 재앙에 맞서면서 교회를 통해 사방에서 하느님께로 향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숫자 3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이 세상을 향한(ad extra) 사업이 거룩한 교회이기에, 세상 곳곳에서 사도들을 통해서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 사람들이 교화 안으로 들어 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사도들을 통해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행하는 것이다.
5. 보석의 열두 종류는 사도들의 서로 다른 다양한 덕행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의 모든 교의를 의미한다. 교회를 세운 이들이 바로 그 사도들이며, 그들의 권위와 모범적인 삶과 덕행으로 써, 그리고 무엇보다도 복음 선포를 통해 자신의 교의와 법과 계명 그리고 권고를 통해 교회를 존속시켜 왔다. 열두 절로 만들어진 사도신경은 사도들의 작업이다. 그들은 복음 전체를 선포하였지만 각 사도는 특별히 한 절씩 책임 맡았고, 마찬가지로 모든 사도들이 지상에서 온갖 덕행을 실천했고, 또 실천하고 있지만 각 사도를 구별하는 고유한 성덕을 갖고 있다.
첫째 보석, 벽옥
6. 아래에서 시작하면 첫째 초석의 이름은 베드로이다. 왜냐하면 마태오 복음 16장에 "너는 베드로이다.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라는 말씀에 따라 열두 창립자와 온 교회의 첫째는 베드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가장 단단한 반석이 되어야 한다. 벽옥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의미이다.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은 다이아몬드와 부딪치는 보석들은 모두 깨지기 때문에, 그만큼 견고하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보석은 핏빛의 반점이 있는 초록색을 띄고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 선으로 인해 잘린 것 같이 보인다. 이 보석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다른 돌을 깨뜨릴 수 있고, 악귀를 쫓아내는 고대 보석이며, 땅위에 있다. 이 보석은 그 속까지 전체가 초록빛이 나는 것이 아니라, 반점이나 선의 다양한 형태로 초록빛이 나타난다. 불투명하며 부분적으로 광채가 난다.
이 보석은 사도신경의 제1절인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에서 발췌한 모든 교의에 해당한다. 율법의 대사제 강령에는 가드 지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둘째 보석, 청옥
7. 청옥은 하늘색 빛을 내는 보석으로, 별처럼 반짝이며 불투명한 하늘색 안에 불꽃과 광선처럼 반짝이는 금색의 반점이 있다. 구약법의 대사제 강령에서 이 보석은 납탈리 지파의 이름을 갖고 있었다. 사도신경의 제2절,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교의를 의미한다. 또한 이 보석에는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셋째 보석, 옥수
8. 대사제 강령에는 단의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루비로도 알려져 있다. 요한의 형제, 야고보의 이름을 갖고 있으며, 사도신경 구절 중,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에 해당한다. 이 보석의 색은 타오르는 숯, 또는 타오르는 강철과 비슷하고, 그렇기 때문에 광채가 눈부신 보석으로, 물속에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넷째 보석, 취옥(에메랄드)
9. 취옥은 올리브 열매의 색과 비슷한데, 이 초록빛에 섬광처럼 번뜩이는 빛의 광채가 섞여있는것 처럼 보인다. 이 녹색은 활활 타오르는 풀보다 더한 광채를 낸다. 이 보석에는 사도 요한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요한의 성덕인 순결과 정결과 애덕의 불타오르는 그의 사랑을 의미한다. 사도신경의 제4절,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로서 복음 전체의 교의를 요약한 내용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