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가톨릭 신앙과 무신론의 싸움
50. 이 나라는 끔찍한 지진으로 전율과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 혼동과 동요는 가톨릭 교의와 건전한 윤리 규범과 교회의 규율에 반대하는 교의와 원칙과 체제의 혼란으로 발생되었습니다.
가톨릭 신앙과 무신론 사이에는 휴전이 없으며 결연한 전쟁이 있을 뿐입니다. 두 측 모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 신앙에는 학교, 교사, 변호자, 수호자 그리고 용감한 군 지도자가 있습니다. 무신론 역시 가톨릭을 공격하고 자신을 방어합니다. 이들은 책과 작가들, 방어자와 추종자, 학교, 언론과 이외 다른 강력한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지되어 있는 사악한 것이라 해도 대단히 치명적이고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1. 대도시 중심에서 전투가 시작되고 승리와 패배가 교차되면서 생기는 피해는 결국 스페인의 작은 도시들이 받게 됩니다. 이것은 더 이상 증거가 필요 없는 사실로써, 우리에게 치명적인 체험과 동시대의 역사를 가르쳐 줍니다.
이 싸움으로 가톨릭 신앙만 죽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 신앙을 공격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단자와 무신론자들에게 방패막이와 옹호자가 되어 도와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싸움으로 믿음은 사라져 버리고 신앙에서 오는 건전한 윤리의 모든 원칙들이 부패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52. 천사 박사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런 질문을 합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 어떤 시기에, 어떤 기회에 가톨릭 신앙에 대해 외적이고 공개적인 고백을 해야 하는가?(Sumasecunde 2 ae q.3 a.2 참조) 여러 상황 중에서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단의 시대에 살았을 때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나는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신앙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회개를 위해 그리고 신앙을 의심하여 흔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과 힘이 될 수 있는 양식, 우유와 빵, 영양분과 같은 교의를 언제 설교해야 할까요? 그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하나였던 가톨릭 국가의 그 교의와 그리스도교 윤리가 원칙과 체제와 타락한 금언의 강력한 사조에 휩싸이게 되면서 신앙을 저버리고 무신론에 빠져들 때입니다.
53. 그러므로 우리가 살고 있는 19세기에 스페인 국가는 몸과 영혼이 유혹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정신은 우리 가톨릭 신앙을 반대하는 수많은 학설들을 내놓았습니다. 격렬하고 강력하며 매우 심각한 이 유혹에 지금까지 넘어지지 않고 저항하여 종교적으로 분열되지 않았다면, 이는 은총에서 비롯한 기적이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섭리 덕분입니다. 그러나 그 유혹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정치적 격변기가 일어났을 때 스페인을 강하게 유혹하며 믿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대도시에는 이런 유혹들이 들끓습니다. 그곳은 유혹하는 자와 유혹받는 자, 그리고 큰 싸움과 위험이 존재하는 곳으로, 그들을 돕기 위해 달려가야 합니다. 우리의 한계적인 생각으로는 무신론이 가톨릭 국가인 그 도시에서 자신을 지키려고 파놓은 참호와 흉 벽 속에 숨어 공격하고 또 스스로 방어하고 있으므로 복음 선포 방식을 그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의 판단으로는 무신론의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연결되지 않는 산발적인 연설로는 부족하므로, 우리의 교의와 종교의 신성함에 관한 모든 교의를 매우 장엄한 형식을 갖추어 올바르고 적합한 방법으로 전체를 완벽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