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3월 초 나는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정치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정치인들에게는 내가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때 고위 정치계에서는 왕가의 합병에 대한 문제로 동요가 일기 시작했고, <부흥(La Regeneracion)> 신문의 국장인 캉가 아르구엘예스(Canga Arguelles)씨는 국회에서 이러한 생각을 지지한 상황으로, 지난 여름에 전제주의와 까를로스주의가 전투 계획을 세웠다는 불안이 확산되었습니다. 이미 보르헤스(Borjes)가와 트리스따니스(Tristanis)가는 까딸루냐 북부 지역의 산맥을 달리고 있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덕행학교가 다시 조직되었습니다. 신문의 소식에 의하면 깃발을 펼치고 형제를 말살하는 전쟁을 시작하는 것 외에 이제 다른 것은 남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7. 여름이 지나고 조작이 폭로되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언론이 활개를 치며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기사를 선별해 신문 지면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그 소식들은 여러 지방으로 퍼져 나가며, 언제나와같이 저주, 부정, 중상모략, 유린, 추방, 투옥, 잔인한 행위를 낳았습니다. 뿌리는 대로 거두기 마련입니다.
8. 까딸루냐 얘기로 다시 돌아가 봅니다. 사령관 사빠떼로는 덕행학교에 관한 소식의 내용을 <헌법수호> 신문의 지면에서 보았으며, 앞서 설명한 맹인들이 읊조리는 로망스 시를 통해 그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덕행학교 교장이 까딸루냐에 머물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사령관은 그 흉악한 종교재판을 자행하였고 조국의 자유주의자들을 낚아 올리기 위한 그물을 던졌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것을 경계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사령관은 우리가 비밀 회합을 갖는 장소에 대해서는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바이올린 켜는 소리를 듣고 경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순진한 백성들의 반란
까를로스당의 음모,
모두, 이 모든 것이
산 아구스띤 본당
지하에서 조작되었네.
바로 그곳에서 왕권과 자유와
명예에 맞서는 예기를 했고
끔찍한 흉계에 꾸미기 위해
거기에 모였네.
여기에서 비밀 보고가 나오고
저기에서 음모가 나오고
비밀스러운 사신들은
저곳의 비열한 스파이가 된다네.
9. 그는 이 사실을 확신하여 까딸루냐의 경찰대를 출두 시켰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끔찍한 음모가 어떻게 폭발할것인지 보게 될 것입니다. 지금 신비스러운 그물을 엮어 만드는 공장이 정부의 손에 넘어가, 비밀의 베일이 찢어지고 지하에서 자행된 행위가 대낮처럼 드러날 것입니다. 까딸루냐의 모든 혁명을 꾸미는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이 누구이며, 누가 범죄좌인지 보게 될 것입니다. 덕행학교는 사빠떼로 사령관의 명령으로 군법회의에 출두하게 될 것입니다.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요! 지금은 1858년 3월 8일입니다. 사람들은 덕행학교의 교장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 가서 그를 감시하고 그를 놀라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10. 아침 8시 경찰 부대장과 지역 시장이 내 방에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한 달 동안 내가 잠시 머물면서 빌려 쓰고 있던 아파트에 있는 소형 접이식 침상, 옷, 트렁크, 탁자 하나와 의자 두 개가 전부인 내 가구들을 수색했습니다. 그들은 상장 안에 있는 덕행 교리서라는 제목의 소책자 일부를 발견했습니다. 그 책은 학교에서 수업 1부에 사용하던 교재로써 그들에게 좋은 획득물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따라오라고 명령하고는 나를 사령관 청사에 있는 사령부로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서 나는 오후 4시까지 감시를 받으며 감시병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 때 사령관이 나를 불렀습니다. 사령관이 나에게 말한 것으로 미루어 판단하면, 그가 확실하다고 믿는 보고서에 따라 나에게 가장 큰 죄는 덕행학교를 재조직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내 죄를 솔직하게 사실 그대로 자백하라고 요구했습니다.
11. 만약 이 사건이 진실과 사실이어도, 책의 첫 부분에서 말한것처럼 그것이 범죄가 아님을 사람들은 믿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당시 우리는 사순 제4주일을 지내고 있었기에 그런 일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일이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우화입니까? 희극입니까? 아니면 어떤 꿈이나 환영을 보고 있는것입니까? 진리와 정의의 하느님! 당신의 권위와 힘과 권력의 칼을 맡겼던 사람들이 잘못된 편견으로 그 같은 환상과 속임수에 넘어간다는 것이 가능합니까? 착각에 의한 그릇된 판단입니다. 생각이 이토록 다를수가!
12. 나는 사령관이 1851년, 52년, 53년 그리고 1854년에 걸쳐 바르셀로나 산 아구스띤 본당에서 내 지휘 아래 운영되던 덕행학교가 실제로 사탄의 사업,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이탈리아의 마치니주의자 등과 같은 집단으로 생각하고 있는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학교에 대해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령관과 있을 그 면담의 목적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본래 무서움을 잘 타는 사람이 아님에도 일종의 혐오감과 같은 공포로 정말 놀랐습니다. 온몸이 오싹해진 것은 그들이 나에게 어떤 죽음의 느낌을 느끼게 해서가 아니라, 당국의 계략을 꾀어내기 위해 지휘하고 있던 거짓된 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은 사령관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나라가 절박한 상황에 있을 때 나는 까딸루냐 지역에 훌륭한 봉사를 했다고 생각하며 까딸루냐 사람으로서 사령관에서 감사하고 그를 사랑하는 것 외에 달리 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 생각과는 달리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는 사령관과 갈등을 빚고 감정을 상했습니다. 그의 편견이 너무도 깊이 뿌리 박혀서 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13. 내 대답은 사령관을 만족시키려고 사실이 아닌 일을 자백할 수 없었기에 그를 더욱 격분시켰을 뿐이었습니다. 나는 덕행학교나 이외 다른 어떤 이름을 이용하여 바르셀로나에서 특별한 설교를 행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교구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말씀을 선포하며 내 업무와 직분을 수행하는 것 외 정치와 연관된 그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습니다.
14. <이베리아(La Iberia)>, <민중의 외침> 과 같은 정치색을 띤 다른 신문들은 결국 거짓 불안을 낳아 좋은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당국을 속이고, 당국자들은 정신을 잃고 유령을 찾으며 백해무익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령관은 몇 칠 동안 항구에 정박 중이던 전투선인 바스코 누네스 데 발보아(Vasco Nunez de Balboa)로 죄인을 호송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3일째 되는 날, 군 검찰관의 자격으로 바르셀로나 군지역의 대장인 안토니오 곤살레스(D. Antonio Gonzalez)씨가 그 서기관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모든 심문은 덕행학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학교가 이사벨 2세 여왕의 왕권을 무너뜨리려 했는지 아니면 지지하려 했는지, 그 학교 교리가 폭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는지 등과 같은 특별히 언급할 필요성이 있는 질문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나는 그것에 대해 생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