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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교폭력을 바라보며
작성자 arbol
작성일자 2023-02-28
조회수 234

학교폭력을 바라보며

 

국가수사본부장 자리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가한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로 시끄럽다. 기도 중에 문득 내 체험이 떠올랐다. 며칠이 지난 지금 그 사건이 떠올라 나도 조금 당황했다. 아픈 기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금은 코믹한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81, 나는 시골 중학교 3학년이었다. 우리 반에 **시 경찰서장의 딸이 전학 왔다. 덩치도 크고 얼굴도 이쁘장하게 생겼으며 성격도 좋았다. 정식적인 전학이 아니고 재수 겸 우리와 함께 공부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당시에는 여러 가지 불법이 성행하던 때였다.

 

사실 나는 호기심도 없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어울려 노는 편도 아니고 그저 공부와 집 사이를 오가던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아이였다. 그러나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가만있기가 힘든 성격이었다. 반 친구들이 그 친구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들으며 함께 분노하기도 했다.

 

어느 날, 과학시험 점수가 나왔다. 모두 시험 점수가 엉망이었고, 나 또한 한숨이 나올 정도의 점수였다. 내 뒤에 앉아 있던 그 친구가 우연히 내 시험 점수를 보았고, 자기 시험 점수보다 높은 것을 보고는 내 시험지를 손으로 구겨버렸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우리 둘이는 싸우기 시작했다. 덩치로 보나, 무엇으로 보나 내가 불리한 건 사실이었다 처음으로 그렇게 싸워본 것 같다. 몸집이 상대가 안 되니 나는 책상 위에 올라갔고 그 친구도 같이 올라오고, 의자가 날아다니고.^^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싶다)

 

단 한 사람도 우리 싸움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남학생, 여학생들이 창밖에 모여 구경하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옆 반에서는 남자 선생님이 계셨는데도 우리 싸움을 못 본 척하셨다. 한참을 싸우고 있는데 교무실에서 담임 선생님이 부르신다고 누가 말했다. 내가 교실을 나갈 때 친구들이 손뼉을 친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들의 분노를 내가 풀어줬다고 누군가 말해주었다)

 

나는 담임 선생님께 갔다. 착하고 얌전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가 어떻게. 칭찬도 아니고 야단도 아닌 여러 가지 말씀을 해 주셨는데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날 집까지 친구가 바래다주었다. 아직도 그 친구와는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던 것 같다. 월요일 학교에 갔는데, 그 친구가 결석했다. 며칠 정도 결석을 한 것 같다. 우리는 누구도 미안하다고 용서를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가 달라 우리는 헤어졌다.

 

시간이 좀 지나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담임 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선생님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 내 생각을 적어 보냈다. 물론 답은 없었다.

 


담임 선생님은 이미 고인이 되셨고, 그 친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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