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녜레스[Bagneres](프랑스)
1848년 6월, 깐따이락
1. 사랑하는 딸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자매의 편지에 서둘러 답장을 보냅니다. 자매가 보내준 편지를 얼마나 기쁘게 받았는지 상상할 수 있겠지요. 자매가 아직 바녜레스에 있다고는 생각 못하고 편지를 쓰려고 했었는데, 자매가 떠난 후 단 한 순간도 편안한 적이 없어서 결국은 쓰지 못했습니다.카일루스 시장은 깐따이락과 리브롱 성모 경당에서 우리가 수도복을 입고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못하게 했는데 우리는 그의 말을 무시했답니다. 오늘부터 일주일 안에 주교님께서 담화문을 발표하실 것입니다.
2. 우리는 모두 자매의 소식을 듣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딸이여, 자매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보고 있는동안 그것에 대해 자세히 말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군요.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자유롭게 하십시오. 자매는 이 과제를 슬기롭고 사려 깊게 다루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자매의 계획과 의도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계획을 조금씩 알려 주실 것이며, 나는 나대로 서서히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내 영혼은 자매가 가는 길을 따르고 있으며 여러분을 모두 잘 지켜보고 있습니다. 내게 자주 편지하되, 반박이나 지지를 받는 모든 상황을 상세히 말해 주십시오. 자매가 설령 절반만 말하더라도 나는 자매의 편지를 충분히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는 편지를 받을 때마다 받는 즉시 모두 답장하려고 늘 준비하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3. 사랑하는 나의 딸이여, 일하는 데에 기죽지 말고 용기를 가지십시오.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죽고 살고 반대 받는 모든 일에 연연해하지 마세요. 인간은 본성상 착한 일 하는 데는 약하고 나쁜 일에는 쉽게 이끌리니까요.
4. 지금은 더 쓸 시간이 없군요. 내 펀지를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오늘 오후에 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비르히니아(Virginia)는 어떻습니까? 그 자매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 자매를 무서운 유혹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원장 수녀님과 마리아가 여러분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딸이여,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보내는 축복을 받고, 또 그렇게 되기를 빕니다.
여러분의 아버지가,
프란치스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