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레리다와 아이토나의 수녀들에게
1851년 10월 31일, 바르셀로나, 모든 성인의 날 전야
예수, 마리아, 요셉
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딸이며 자매인 여러분에게
하느님과 모든 성인께 자매들을 맡겨 드리고, 잠시 자매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으려고 펜을 들었습니다.
2. 여러분은 하나이고 똑같은 정신에서 생기를 얻어 한 마음이 되기를 바랍니다(사도 2,44-46; 4,32). 나는 매일 미사 중에 여러분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단 하나의 마음을 바치듯이 여러분을 모두 희생제대 위에 올립니다. 여러분이 모두 한 마음이 되고, 하느님의 성령께서 그 마음을 생기 있고 활기차게 하시며 인도하시고 다스리신다면 여러분한테 내리실 하느님의 은총이 얼마나 풍성할까요! 그렇게 되려면 다음의 덕행들을 실천(이미 실천하고 있기에 기쁩니다)해야 합니다.
첫째, 맹목적인 순명입니다. 이것은 겸손하고 민첩하며 기쁘고 단순하고 따지지 않으며 주관적 판단 없이 맹목적이고, 여러분의 책임 수녀들에게 거역하지 않는 그러한 순명입니다. 책임 수녀들은 하느님을 대리하고 있으니 하느님께 하듯 순명 하십시오(루가 10,16).
둘째, 여러분끼리의 사랑입니다. 다른 사람의 하녀가 되고 노예가 되며 봉사자가 되어 서로 다투어 가장 천하고 힘든 일을 하십시오. 괴롭고 힘든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수녀원에서 뿐만 아니라 온 세상에서 쓰레기와 빗자루가 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십시오(1고린 4,13).
셋째, 가난입니다. 누가 더 가난하지 경주하고 비천해지는 것을 영예롭게 여기십시오. 부자가 되고 싶으면 가난하되 자진해서 가난해 지십시오, 자애심을 버리십시오. 옷 입는 것에도 가난해야 합니다. 그러나 단정하고 깨끗하며 검소하십시오. 먹는 것에도 가난하되 정갈하고 깔끔해야 합니다. 잠자는 것에서 가난하십시오. 물건을 소유하는 데에서 가난하십시오.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가난하십시오. 가난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의하십시오. 이것은 아주 나쁜 신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가나하다면 금욕자와 고행자가 될 것입니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으면 모든 것을 가지게 됩니다. 모든 것을 버리면 하느님으로 입혀집니다. 영혼도 몸도 가난해 지십시오. 자기 판단과 자기 뜻을 버리십시오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 되면 여러분은 항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며 평화로울 것입니다.
넷째, 권한을 받은 이들은 사랑과 관심, 신중과 사려가 있어야 합니다. 이들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고(1고린 9,22), 자신이 아니라 남을 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자매들 하나 하나를 자기 몸처럼 돌보아야 합니다. 모든 자매들 중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십시오. 자신은 모든 사람의 하녀이고 집안의 빗자루이며 가장 비천한 사람이고 모든 사람의 노예라고 여기십시오. 회칙과 규율을 충실하고 정확하게 지키고 다른 자매들도 그렇게 기키도록 하되 ［나약하고 방심해서 저지른 잘못은 너그럽게 하며］반대로 악의로 한 잘못은 강하고 엄격하게 다루십시오.
3. 위와 같은 덕행을 지니면 평화롭게 생활하게 되며 하느님께서는 그 집에 기쁘게 머무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평화의 왕이시며 사랑으로 일치한 마음에만 머무십니다. 여러분이 모두 일치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의 줄에 묶여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모두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다섯 살의 어린아이라도 수녀님들을 인도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께 이 길의 안내자가 된신다는 것입니다.
4. 여러분이 모두 이러한 덕행들로 서로 엮어져서 잘 준비되면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당신의 천사를 보내실 것이며(토비 5,22; 시편 91,12), 그 천사는 그의 내적인 빛으로 여러분을 돌보는 수녀님을 지도하고 손을 잡아 이끌어 줄 것입니다. 또한 천사는 그 수녀님이나 여러분이 깨닫지 못해도 그 수녀님이 여러분에게 지시해야 할 모든 것을 가르쳐주실 것입니다. 이 착한 천사는 나를 만나러 올 것이며 나는 그 천사와 함께 여러분이 해야 할 일들을 알려 줄 것입니다. 나는 착한 쳔사와 함께 문제를 처리할 것이며, 여러분을 다스리는 수녀님은 나와 함께, 여러분은 이 수녀님과 함께 문제를 처리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섭리로 마련하신 계획에 맞추어 나아갈 것입니다.
5. 나는 여러분을 위해 화나 수녀님을 지도합니다. 여러분을 위해 화나 수녀님에게 편지를 쓰는데 이것은 화나 수녀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고 여러분에게 무엇을 명령해야 하는지 그분에게 말씀드립니다. 하느님께서 교회를 다스리기 위해 세우신 질서가 그렇게 하도록 요구합니다.
여러분이 정확하고 성실하며 끈기 있고 굳세게 이 덕행들을 모두 실천하면 이 지상에서 천사들의 합창단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각자는 자기만이 처한 불행, 싸움과 유혹, 고통과 괴로움 그리고 자기 십자가가 있습니다. 각자 자기 십자가를 지십시오. 여러분이 십자가의 무게에 짓눌릴 때면 언제든지 여러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습니다. 특별한 경우에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개별적으로 여러분을 돕겠습니다.
6. 나를 위해 하느님께 간구해 주십시오.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실패하여 나쁜 결과로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1 내가 하는 이 일이 하느님께 영광이 되도록 기도를 많이 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완전하기를 바라는 이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과 보살핌을 늘 기억하십시오.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