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베드로 치릴로 우리스 이 라바이루 주교님께 :
레리다의 주교
1852년. 5월. 18일 바르셀로나
예수, 마리아, 요셉
경애하올 주교님,
1. 적들은 공경하올 주교님의 발에 그물을 쳐서 주교님을 놀라게 하고는,
항상 저의 지도를 따르는 제 가족 중의 몇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명령을
내리시도록 만들었습니다.
2. 이 도시에 덕행의 깃발을 내걸었을 때부터 불경함은 그 깃발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려고 음모를 꾸몄습니다. 우리에게 원수가 있는 반면
덕행학교를 지지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저를 모든 중상의 과녁으로 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학교의 지도자에게 던질 돌은 더 남지 않았고 남을 리도 없습니다.
원수들은 레리다가 제 고향임을 잊지 않고 제가 거기서 활동했음을 알고는
저를 추적하여 제가 딛고 있던 발판을 잘라 버렸습니다.
주교님께서 그토록 무시무시한 날벼락을 내리신 저 여인들과 과부들과
아가씨들과 맺은 나의 관계를 저 원수들이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요?
아래에 적는 것을 잘 들어주십시오.
3. 바르셀로나 경찰은 저를 고발하는 범죄 소송장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소름끼치는 범죄란 복음을 선포하는 일입니다.
경찰은 자료와 행적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을 알려드리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은 아니므로 일단 제쳐두고 여인들과의 관계로 들어갑시다.
4. 저는 모든 주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습니다.
몽또방의 주교인 몬시뇰 도네이(Doney)는 말과 글로써 저를 심하게 반대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루터도 나만큼 사악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법률을 사용하여 그분과 맞섰습니다. 그분은 바르셀로나 주교님께 제가 (프랑스에서)
한 수녀를 수녀원에서 빼내어 저를 따르도록 한다고, 그 수녀를 완전히 꾀어 사기를 치고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은 후 프랑스를 떠났다고 말하였습니다.
화나 그라시아스양은 모범적인 생활로 이 지역에서 잘 알려져 있지만,
자기 동료중의 하나인 데레사 크리스티아양이 뿜어내는 폭언의 독화살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데레사양은 하지 못한 생활로 레리다와 아이또나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여자는 몽또방 주교의 지원을 받아 화나 그라시아스의 명예를 훼손하는
가장 혐오스러운 소문을 프랑스 전역에 퍼뜨렸습니다. 그라시아스는 어느 스페인 수사를 따라
스페인에 갔는데··· 그 수사는 덕행학교의 지도자라고 말입니다.
작년 10월에 이 여자는 커다란 공책에 저를 반대하는 아주 가증스러운 비난을 써서
타라고나의 참사위원인 요셉 까익살(Jose caixal) 신부한테 보냈습니다.
까익살 신부는 권위자나 재판관도 아니기에 좀 신중해야 했을 텐데,
한 여자가 한 말을 모두 믿고서 자기 친구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전에 친구였던 그와 원수가 되어버렸습니다.
타라고나에서 레리다로 전해진 보고 내용은 앞의 여인들에 관한 것으로서
그 여인들이 창녀촌에서 빠져나온 여자들이라느니···
그러므로 사악한 매춘녀들과 도둑이라는 등 아주 모욕적인 중상모략입니다.
일어난 사건은 이렇습니다.
레우스(Reus)에서 아가씨 두 명이 왔는데 친척들은 그들이 이른바 악명 높은 집에
있는 것을 알고서 우려하여 레리다로 달려와 그들을 자기 집으로 데려 가버렸으며···
이런 사건이 있었을 뿐인데 주교님과 총대리 신부님이 화나 그라시아스양을 호출하여
심문하게 될 내용과 답변에 대해 침묵할 것을 맹세시켰습니다.
··· 또한 성 안드레아 본당 사제와 아이또나의 본당 사제에게도 이와 똑같이 하였으며···,
그리고 그 후에 주교님께서는 그 여인들을 귀 교구에서 추방하고 해산시켰으며
그들의 소유인 집까지 빼앗으셨습니다. 아이또나 시장은 집주인에게 집 열쇠를
내놓으라고 하고서는 주인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명령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명령과 조치들로써 덕행학교의 지도자를 창녀 집들의 설립자요
교회법과 시민법을 어긴 범법자로 사람들에게 선전한 것이며,
몽또방의 주교님과 크리스티아양의 잔악한 중상모략을 확인해 준 것입니다.
이 사건의 전말은 모두 마드리드에 보내지고
거기에 저의 원수들이 제게 씌운 혐의와 죄상의 서류에 합해졌습니다.
게다가 주교님께서는 이 여인들을 조소와 수모와 비웃음을 당하게 하고
공적으로 모욕을 당하게 내몰았습니다.
5. 공경하올 주교님의 이런 처신이 저로 하여금 제 자신을 변호하게끔 하였고
또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죽음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이 교구의 주교님은 좋은 아버지요 목자로서, 유능한 박사이며 사람들의 선익을 위해
열정적인 고위 공직자로서 저의 무죄를 증명해 주든지 징계하든지 하셔야 합니다.
만일 국가와 시민법 앞에서 그리고 종교 출판물 앞에서 저의 무죄를 증명해 주신다면
주교님은 매우 흐뭇하실 것입니다.
데레사 크리스티아양의 보고서와 몽또방 교구 주교님이 쓴 편지는 이 교구의 주교님과
저의 이름으로 이 소송을 맡은 변호사인 발스(Valls) 신부님이 소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이 변호사의 충고에 동의해야 한다면 몽또방 교구 주교님과 크리스티아양을
중상모략 죄로 상소하겠습니다. 저는 무죄임을 믿기에 중상모략을 한 이들이
법적 처벌을 받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덕행이 이 도시에서 깃발을 높이 올렸습니다. 사악한 자들의 나라에서 일어난 폭동!
정의와 사랑이 사람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사악한 자들의 눈에는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지!
우리는 끈기 있고 굳세고 항구하게 우리의 깃발을 보존할 것입니다.
주교님을 친구로 여겨도 되겠습니까? 저는 늘 그렇게 믿었습니다.
만일 이 투쟁에서 저희를 옹호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적어도 그냥 보고만 계시고
저희가 싸우는 이유를 알기 전에는 저희를 공격하거나 반대하는 선언도 하지 말아 주십시오.
공경하올 주교님,
저로 하여금 고위성직자에 대항하여 자신을 변호해야만 하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 고통받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저는 주교님을 목자로서 존경하고 아버지로서 공경하고 있기에
그저 겸손한 종으로서 주교님께 봉사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6. 불의가 정의에 대항하고, 인권침해는 권리에 대항하며, 무법천지는 법에 대항하고
덕행이 악덕에 대항하는 이 싸움에서 내가 맞서고 있는 적은
주교나 당국자나 교황님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똑같은 군복과 깃발과 권리와 행동으로써 한 편임을 알 수 있습니다.
7. 공경하올 주교님께서는 사회법으로 저를 공격하고 계십니다.
그 점이 저는 저의 가족 편으로 진정서를 보내드립니다.
주교님이 저의 가족을 반대하여 내린 명령 때문에 그들의 권리와 명예는
심하게 훼손되고 더럽혀졌습니다.
8. ‘슬기로운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바꿀 줄 안다’는 말도 있사오니, 공경하올 주교님,
그 명령을 거두시든지 법과 의무에 준하여 그 명령을 바꾸시든지 해 주십시오.
간곡히 청하오니, 저희를 법적으로 옭아매는 일을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러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존경하올 주교님께 존경과 겸허한 복종을 드리며.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
9. 추신 : 오늘 발행된 〈시사 〉 지를 보내드립니다.
법을 위반했다는 증거로서 주교님께서 내리신 명령과 조처를 잊지 않고
기사로 실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