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화나 그라시아스에게 : 레리다
1853년 3월 5일, 바르셀로나
예수, 마리아, 요셉
1. 사랑하는 딸에게
자매에게 몇 줄 쓰고자 하느님의 일들에 대해 내 영혼이 갖는 좋은 시간을 이용합니다.
요즘 자매가 새로운 열성으로 하느님과의 관계와 교류를 지속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으리라 여깁니다. 나는 자매를 잊지 않고 하느님께 맡겨드리고 있으며,
내 편에서 협력하려고 편지를 쓸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아마 자매에게 벌서 여러 번 말했고 이미 썼던 내용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2. 자매가 묵상하고 기도할 때에
혼자 걷거나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매는 따로 떨어져 있는 몸이 아니라 붙어 있습니다.
순명으로 애덕의 거룩한 끈에 묶여 있지요.
자매의 영혼이 하는 일에는 하느님과 사람과 자매 자신,
이렇게 셋이 서로 협조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자매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나 자매 때문에 잃는 일이 없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입니다.
나는 지도자와 인도자 그리고 스승과 아버지, 또 사목자로서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는 내게 맡겨진 사명을 다하겠고 적어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일을 해 나갑시다.
나는 하느님께 의논드리고 그분의 듯이 어디에 있는지 잘 살펴볼 것이며
자매가 어느 길로 가야할지를 보고 적절한 때가 오면 자매가 해야 할 일과
실천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겠습니다.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손을 쓸 테고,
혹시 내가 답장이나 조언도 주지 않을 때에는 신중함이 자매를 인도할 것입니다.
자매에게 중대한 일이 닥칠 때에 나는 자매의 영혼 안에 있고 또 있을 것이며,
위험한 일은 미리 경고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과 교회 앞에서 자매의 여정과 과업에 책임을 진 사람이니 이 의무를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는 의식성찰을 할 때마다 이 점이 내 사명임을 잊지 않고,
또 지도하는 것에서 잘못된 점들은 고치고자 노력합니다.
3. 그러니 자매도 자신이 맡은 일을 다 하십시오.
특히 다음 두 가지 점에 온 힘을 모으고 정리하며 나아가십시오.
첫째는 순명입니다. 지도하는 일은 큰 난관을 겪기 마련입니다.
지도하는 모든 일은 큰 시험에 놓여있습니다.
애덕의 고리가 큰 타격을 받으면 올바른 지도를 할 수 없으니,
지도자 편에서는 애덕으로 행하고
지도를 받는 편에서는 정의와 순명으로 받아들일 때에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매는 하느님께 자문을 구하고
그분의 길을 찾으면서 순명을 성찰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순명을 제대로 하고, 영적 지도를 받을 때 자매의 마음이 안정되고 평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지도는 애덕과 순명으로 강하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다음에야 비로소 영혼은 자신의 온갖 성덕과 힘과 활동과 삶과 시간을 집중시켜서,
순명이 가르치는 길을 가고 깨어있는 자에게만 드러나는 원수들과 싸우고 또 하느님께서
정원의 한 귀퉁이에서 하라고 명하신 일인 지도자가 정해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도하는 일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얼마나 고요하고 평화롭고 행복할까요!
4. 요즈음 나는 자매를 지도하는 일에 대해 성찰을 했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나는 이 일에서
적지 않은 실수를 했다고 인식했으니 부족한 점들은 고치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딸이여,
남일 자매가 나처럼 성찰하고 있지 않다면 그렇게 해 보세요.
지도하는 일에서 범했을지도 모르는 실수들을 잘 성찰해 보십시오.
하느님께서 부족한 점을 알게 해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 빛을 구하면 자매를 위해 내게 그 빛을 주실 것입니다.
겸손하게 조언을 기다리면 하느님께서는 아쉬울 것 없이 주실 것입니다.
다음 두 가지 점들을 성찰해 보십시오.
첫째는 순명에 대해,
둘째는 순명의 실천에 대해. 이런 성찰은 자주 해야 합니다.
지도 방침의 끈을 끊으려는 지옥의 공격에 강력히 맞서 나가십시오.
지옥의 공격은 평생 강하게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5. 곧 다시 편지하겠습니다.
요즘은 자매를 하느님께 자주 맡겨드렸고,
자매한테 해야 할 이야기도 아직 많습니다.
적당한 때가 오면 그 시간을 이용하도록 하지요.
내가 사람들과 편지 왕래를 해야 하는 것이
불행하고 불쌍하다고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군요.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내게 이 도시에 있도록 하셨다고 믿기에
그분을 거스를까봐 두렵습니다.
망덕은 나를 위로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내 의지를 거슬러
당신께서 명하신 일을 하는 것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나를 이 세상에서 빼내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나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