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4년 7월 10일, 이비사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1. 가장 소중한 벗에게
형제님의 지난 번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그 편지를 보는 순간 우리가 함께 대화하던 즐거운 추억이 되살아나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교구청에서 제게 알려주지 않을 리가 없을 텐데, 제 생각에는 학교 문제가 썩 잘 풀리지는 않는 것 같군요. 저는 주교님께서(이런 분에 대해 나쁘게 말 할 수 없으니 아주 신중해야 하겠지만) 당신 자신을 정당화시킨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스페인 사제단은 이미 굴복하여 정부에 예속되어 버렸고 물의를 일으킨 이 종교 분리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영적 권위마저 장악해 버렸으며 침묵함으로써 악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이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건드리는 일은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지요. 바로 이 때문에 저는 올바르게 처벌받았고 그들에게 이 사건은 가장 영광스러운 승리입니다.
2. 형제님께서 제 생각이 맞다고 하신다면 들어보십시오. 제가 옳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할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변호론을 출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아주 적은 분량으로써 8절지로 40쪽 밖에 안됩니다. 저 자신을 지키고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 100부정도 인쇄했으면 하며, 그 중의 일부는 영향력이 있는 몇 몇 분께 보내드리고 나머지는 보관해 둘까 합니다.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 프랑스에서 인쇄하도록 보내겠습니다. 형제님께서 혹시 리옹이나 파리의 인쇄소명을 도용하거나 또는 인쇄소명을 넣지 않고도 인쇄할 수 있다면 그 원고를 프랑스에 보내재 않아도 되겠지요. 이 일을 하는 데에 어떤 어려움이 있으면 내게 말해주십시오.
3. 스페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종교에 관한 일들을 접하면 마음이 매우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눈에 띄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동안은 일을 맡으러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나쁜 결과만 나올 테니까요. 기다려 봅시다.
마리에따(Marieta)부인과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회 단체의 모든 분과 안토니아 부인께 안부 전해주십시오.
그분들이 제게 준 주소대로 철학 교수님들께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그분들이 제 편지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보잘 것 없는 종
프란치스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