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아우구스티노 마냐씨에게 : 바르셀로나
1854년 9월 14일, 이비사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1. 가장 소중한 벗에게
하느님만 아시는 날짜에 쓰신 지난 편지는 받았습니다.
그곳에 콜레라가 발생하여 참담한 페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콜레라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침범합니다. 많든 적든 간에 죄짓지 않은 사람은 없기에 벌은 누구나 다 받기 마련이지요(2데살 2,7).
2. 폐교사건과 그 문제는 지금 다른 식으로 해결이 될 것입니다. 지금으로써는 아무도 그 일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갈 수는 없지만, 외견상으로 판단해 보면 우리는 심한 혼란을 보게 될 것입니다. 현재 나는 이 섬을 떠날 의향은 없습니다. 가장 거룩하고 신성한 모든 것을 끌어당기고 휘어 감으며 흩트리고 뒤엉키게 하는 저 수레바퀴의 방향을 여기서 자세히 보고 있겠습니다.
3. 제 생각에는 학교에 관련된 모든 물건1을 성 아우구스티노 성당에서 빼내와 숨겨 놓는 일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만약 아직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우리가 하려고 할 때는 이미 늦어버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가 처리하느냐에 따라 교회의 물건으로 귀속시키거나, 아니면 정부의 사용물로 변경시켜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정부가 학교의 어떤 흔적이나 먼지나 유물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모든 것을 다 가져가 버릴까 걱정이 됩니다. 그 물건들을 성 아우구스티노 성당에서 빼내는 것이 지혜로운가의 여부를 여러분끼리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4. 특별히 또 신중을 기해서 이 일을 처리하십시오. 나는 오르따(Horta)의 땅에 관한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답니다. 그러니 그 땅을 포기하고 주인에게 되돌려 주어야겠습니다. 제대로 전세금을 지불하기란 나로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땅 주인이 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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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물건을 바르셀로나 소재의 성녀 데레사 수도원에 숨겨 놓았다. 이 수도원은 맨발 가르멜회 수도원으로서 바르셀로나의 카스띠야 광장에 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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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제안한 것이 실현이 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을 테니까요.
5. 형제님이 제가 취득한 땅의 주인들과 협상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만일 형제님이 같은 가격으로 땅의 일부분을 사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찾게 되면, 저는 이미 집을 짓기 시작한 2모하다(역주: 카딸루냐에서 사용하는 토지 면적 단위로서 약1500평에 상당하는 면적)의 땅을 취하겠습니다. 가르시아씨에게 2모하다의 땅을 가질 용의가 있는지 (언젠가 내게 그렇게 말했답니다) 물어봐 주십시오. 우리들 중 서너 명이 합세해서 피신처나 휴식처로 쓸 건물을 계획할 수 있겠지요. 이는 지역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럴 경우에 어쩌면 형제님도 1모하다의 땅을 사서 거기에 작은 집을 짓고 주위를 발전시키면 시간이 지나면서 값이 올라가겠지요. 지금은 어떤 공적인 용도에 관해 계획하는 것은 그만 둡시다. 저는 개인에게 유용한 일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착수한 집 공사는 저를 위해 제가 알아서 할 터이니 여기서 큰 손해는 없으리라 봅니다. 잘 생각해보시고 가르시아씨와 의논을 한 다음에 생각하시는 바를 알려 주십시오. 아니라고 하시면 그 땅을 주인에게 넘기겠습니다.
6. 마리에따 자매님께 안부 전해주시고, 천사는 왔다 갔다하고 또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고 전해주십시오. 콜레라 때문에 지금은 검열기간이어서 편지가 늦게 오는데도 천사는 훌륭하게 우체부 노릇을 하고 있다고요. 그런데 천사는 항상 보이지 않게 일하므로 우리는 싫어하지요. 그래서 인간의 혀를 가지고 귀에 대고 말해주는 다른 우체부를 찾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형제님을 지극히 사랑하는 무익한 종.
프란치스코
주소 :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님 귀하
이비사,
발레아르(Baleares)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