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덕행학교의 운영 위원횡게 : 바르셀로나
1855년 사순절, 이비사에서
덕행학교 운영 위원회 귀중
요한 가사세스(Juan Gasases)씨, 아우구스티노 마냐, 프링코 가르시아(Franco Garcia)씨, 요아킴 그라불로사 (Joaquim Grabulosa)씨
1. 사랑하는 여러분,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고자 갈 수 있는 날을 이리 저리 궁리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회가 닿으면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학교 문제를 다루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변 여건들 때문에 우리의 모임이 늦춰지지만 그 동안에라도 우선 가장 시급한 문제를 정리해 놓고 앞으로 생길지도 모를 사건에 대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2. 연체료와 빛을 갚기 위해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은 좋지않습니다. 모금액으로 다 충당할 수도 없을 것이고 괜히 친지들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 편으로는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배르나르도 코르트씨가 모두 차지헤 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다음의 두 가지 방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임시 방편으로, 이 지방의 신부님 두 분과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미사예물로 1페세따스 이상을 받지 않습니다. 이 신부님들은 매 미사마다 이 금액의 미사예물을 받고 각자 한 달에 20번의 미사를 봉헌해 주실 것이니 여러분은 예물에서 1레알이나 2레알 또는 그보다 좀 더 떼어 놓았다가 빛을 갚는데 쓰십시오, 그러니 여러분은 단지 5레알의 미사예물을 모아 거기서 1레알을 따로 간직하는 일만 맡으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방책이 여러분께 커다란 짐이 된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곳 신부님들께서는 자선을 하면서 미사 한 대의 예물로 미사를 드리니 아무것도 잃지 않으시고 동시에 학교는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단지 여러분이 하실 일은 거기에서 1페세따스 이상의 미사예물을 모아들이는 일 뿐입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몇 몇 분의 신부님들만이라도 호응해 주신다면 일시적이지만 조금이라도 해결 해 나갈 수 있을 테지요.
3. 이렇게 하는 것이 소용이 없게 되면, 우리는 파산할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코르트씨는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찰 보관해야만 하는 성모상이나 깃발 등의 물품들을 가지려고 할 테니까요.
그러므로 학교의 모든 물건을 반듯시 적어 놓아야 하묘, 우리는 학교를 소유한 사람들로서 물품들을 헌시세로 값을 매겨 채권자들이나 또는 사람들에게 팔아서 빛을 갚는데 쓰일 수익으로 잡아야 합니다
코르트씨는 80두로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내 생각엔 현재 있는 모든 물품의 시가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보며 그가 하자는 데로 하면 모든 물품을 그 사람에게 넘겨주어야만 할 것입니다.
코르트씨는 나를 속였습니다. 그 사람은 자기 혼자서 물품의 가격을 정하고는 시가의 두 배로 값을 매겼습니다. 그리고 내 동생 요한이 그에게 준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그 돈으로 충분했다고 봅니다.
4.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학교를 운영하느라고 돈을 많이 쎴기 때문에 그 중 몇 가지라도 건지려면 여러분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최소한 성모상과 깃발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다른 소품들을 벼룩시장에서 보게 되면 제 마음이 무척 아플 것입니다. 아무튼 운영위원회에서는 제가 알려드릴 빛을 검토하고 확인하여 코르트씨의 손에 넘어가지 말아야하는 물품들을 빛을 갚기 위해 제게 주든지 아니면 제게 파십시오. 이렇게 하는 것이 합당하고 옳으며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제가 어떤 특정 물품을 갖고 싶다거나 물건에 대한 관심에 이끌리기 때문이 아니라 다만 내가 학교의 지도자로서 전례를 행할 때 쓰던 물품들을 건지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저를 알고 계시니 제가 그릇된 지향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지는 않으시겠지요.
5. 널빤지는 거의 25두로나 나갔었는데 지금은 8두로어치도 안됩니다. 악대료는 1853년 12월 8일에 저의 주머니 돈에서 지불하였습니다. 5두로였지요. 학교에서 사용한 인쇄물과 고르치(Gorch) 인쇄소비는 20두로나 되었습니다. 행렬 비용이 제게 부과되어 저는 10두로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장부를 정리해보면 우리들의 빚은 적어도 100두로가 될 것입니다. [성덕에 관한 교리서]의 인쇄비는 정확한지 모르지만 180두로였습니다. 약 30두로는 간신히 모았는데 현재 그 나머지 윈쇄본은 그냥 제가 갖고 있습니다. 학교가 폐쇄되어서 결국 그 작업은 쓸모없게 되고 그 비용과 선금은 제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운영위원회가 이 빚을 인정하면 코르치씨에게 치러야 하는 것 말고도 정리할 빚이 더 있다고 그에게 말하는 데에 아주 강력한 구실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혹시나 모든 것을 다 팔아야 할 상황이 되면 그 사람의 널빤지로 만족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밖의 물건은 학교 것으로서 제 앞으로 되어 있은 빚을 갚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 생각해서 대답해 주십시오.
6. 학교를 재건한다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겠지요. 만일 운명의 수레바퀴가 계속해서 악화 일로를 향해 굴러간다면 희망은 없습니다. 그렇다 해도 날씨란 원래 워낙 변덕스러워서 오늘 천등이 치고 번개가 번쩍여도 다음날엔 고요한 날씨를 보여줍니다. 이런 경우에 저는 계속 희생를 치를 마음의 준비를 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풍우가 불어닥치는 동안에는 하느님께 저를 맡기고, 당신께서 바라는 대로 하시도록 내 마음을 준비하면서 숨어서 은둔하겠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을 포웅하고픈 마음이 들때에는 여러분이 생각지도 못한 때에 놀라게 해주러 갈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진실한 친구임을 믿으며,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들과 싸울 때에 서로 용기를 북돋아 주며 지냈던 저 소중한 순간들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겁니다.
7. 저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이 번 사순절 동안에 이비사의 주교좌 성당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사실 그저 습관적으로 하는 사순절 행사이기 때문에 마음이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 이 지방 사람들에게 정이 들 것 같지 않군요. 친구도 하나 없고 적도 없습니다. 저는 교회와 정부의 권위자들이 하려는 모든 것에 잘 따르고 있고, 다만 고요와 은둔과 고독등 저를 아주 흡족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할 뿐입니다.
이상의 것이 요즈음에 제게 일어난 일들입니다. 모든 남녀 학생들에게 안부를 전해주시고, 여러분을 지극히 사랑하고 충직한 봉사자이며 변함 없는 친구요 형제인 이 신부에게 서숨없이 말씀하십시오.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