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덕행학교 운영 위원회에게 : 바르셀로나
1855년 6월 4일, 에스꾸벨스(이비사)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1.존경하는 운영 위원회원님,
지금부터 학교의 물건에 관해서 제가 결정한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사실을 숨겨서는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덕행의 성모상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어디에 계실까요?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모님께서는 3년 동안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과 제자들에게서 경배와 섬김을 받으시고 나서 당신의 깃발을 거부한 이 도시의 한 가운데에 당신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지 않으셨습니다. 성모님은 광야를 떠돌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당신을 위한 제대도 없이 천막생활을 하셨으며 성막도 성전도 없으시니 그곳을 벗어나 바다를 건너 이 바위투성이로 피신 해 오셨습니다. 이 곳에서 비록 성모님의 이름은 모르더라도 적으도 성모님의 학교에 대적할 능력이 없는 섬사람들은 성모님의 명을 받들어 작은 경단과 제대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기에서 기도와 찬가와 경배와 섬김을 성모님께 바치고, 성모님은 그 모든 것을 받으십니다. 성모님의 명에 따라 성모님의 이름을 수호자로 모신 교회를 세우려고 기초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성모님은 이제 더 이상 옷장 속에 깊숙이 숨어 계시지 않으십니다. 학교의 깃발과 성모님의 영광과 촛대와 그분을 모시는데 쓰였던 모든 물건도 목적에 따라 사용할 것입니다. 이것은 그 도시에 다가올 재앙을 예고한 것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성모 마리아님이 성덕이라는 칭호로 그 도시 한 가운데에 당신이 머무실 성막과 성전과 제대를 세울 만큼 합당하지 못했습니다. 그분의 짧은 체류는 하나의 환상이요 발현에 불과했습니다 . 성모 마리아께서는 바로셀로나에서 학교의 모든 행사에 당신을 들어내식고 스승이 되셨으며, 그분의 자녀와 제자들은 성모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을 모든 성덕의 여왕으로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그림자처럼 사라지셨습니다. 만일 바르셀로로나가 그분께 성전돠 제대를 마련해 드렸더라면 먼 옛날부터 준비해 놓은 분노의 잔을 저렇게 취할 때까지 마시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2. 이 사건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의미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성모님께서 되돌아 가실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성모님은 이 바위투성이 섬에 은거하시어 비록 거칠고 무지하기는 하나 그분에게 신심이 있는 어부들과 섬사람들의 공경을 받으며 고독하게 살고 계십니다. 저는 저의 스승님이 계신곳에 있을 것이며 그분이 어디를 가시든지 따라 나서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명세계는 그분을 좋아하지 않고 추방했기에 그분은 어부들과 함께 지중해의 연안, 아니 오히려 거대한 바다의 긴 혀와 같은 섬의 한 가운데로 은거하셨습니다. 그러니 성모님께서 되돌아 가실까요? 여쭈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만약에 세상이 성덕과 악덕에 대해 그분이 가르치시는 바를 듣고자 하거나,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성모님의 학교를 조직하고 그 깃발을 올릴만한 자력이 있다고 당신 자비로 보아주신다면 성모님께서는 이 고독을 버리고 뛰어 나가실 것입니다. 그러면 저도 그분 학교의 기수가 되어 그분을 따라가겠습니다.
3. 지극히 사랑하는 동창생 여러분, 이것이 여러분을 슬프게 하겠지요. 여러분도 저처럼 성덕을 사랑하고 추구하며, 소리 높여 "돌아 오소서, 스승이시여, 돌아오소서"하고 외치며 간구하고 계심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부재로 마음이 아프시더라도 적어도 그분이 살아 계심을 알았으니 기뻐하십시오. 그분의 소식을 들었으니 기뻐하시고 성모님만을 위한 성당과 경당과 제대에서 공식적으로 경배를 받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을 기뻐하시며, 아직까지 살아 계심을 기뻐하십시오. 저는 성모님을 떠나지 않을 것이나 만일 그분이 되돌아 가고 싶어하시면 붙잡지는 못하겠지요. 저는 그분 학교의 학생으로서 그분을 따를 것입니다.
그들이 성녀 데레사 수도원에 있던 모든 물품의 목록을 조사하고 있거나 조사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예상했기에 미리 조심해서 모든 물품을 이 섬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4.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들이 본당 단체들의 모든 물건을 팔려고 내놓았으니 학교에 남아있던 것들도 목록에 적어 놓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신중하게 움직이십시오. 몇 개의 교단이라도 가져왔으면 좋겠고 계단 2개는 우리가 지으려고 하는 새로운 경당에 설치할 성모상을 모시는 자리에 올라가는데 사용했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었인지는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요. 저는 그냥 여러분에게 이 점을 제안할 뿐입니다.
이상입니다. 여려분을 지극히 사랑하는 이 무익한 종을 잊지 마십시오.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
아우구스티노 마냐씨, 요한 카사세스씨, 요아킴 그라블로사씨, 프란치스코 가르시아씨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