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6년 8월 20일, 에스꾸벨스 (이비사)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아우구스티노 마냐씨께,
1. 무척 소중한 벗에게
세라피나가 보내준 편지는 받았습니다. 그 소동 속을 큰 피해 없이 빠져 나왔다니 무척 기쁩니다. 아무래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평온한 사람들은 조용히 집에 남아서 도시 안에서 목숨을 구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겠지요. 위험한 때에 밖에 나가면
항상 물질적인 손해를 입기 마련이니까요. 어떤 호의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밖에 나가는 것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 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만일 그 정도의 큰 역경이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닥치면 이 곳의 작은 방을 하나 쓰실 수 있습니다. 큰 밭에 딸린
방인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피신할 만한 곳입니다. 이러한 소동은 예고 없이 일어나게 마련이므로 이미 눈에 띄었을 때는 벌써
겉잡을 수 없는 상태이지요.
2. 오르따 땅의 인수증은 이미 읽었습니다. 이제 됐습니다. 바르셀로나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기만 해도 제게 커다란 기쁨이
됩니다만, (단 며칠만이라도) 상황이 허락된다면 복잡한 땅 문제 때문에라도 즉시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3. 내게 고해성사 보러 오던 마리에따에 관한 소식을 못 들은 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이 자매는 군인의 딸이었는데 대단히
신심이 좋았지요. 페스트나 전쟁의 희생물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그 자매가 살아 있다면 안부 전해 주시고,
그 자매의 상태에 대해 알려주세요. 그리고 마리에따의 홀어머니는 돌아가셨는지 아니면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고 계신지를
알려주세요.
형제님의 부인이신 마리에따님한테 저의 안부를 전해주십시오. 제게 부탁한 관면에 대해서는 잊은 것이 아니라 단지 글로
쓰기가 귀찮아서 그랬다고 해주십시오. 인쇄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제가 나중에 부인께 보내드리겠습니다.
라예따 (Layeta) 와 그의 가족이 모두 어떤 나쁜 일도 겪지 않았다고 하니 무척 기쁘다고 전해주시고, 또 안또니에따
여사에게도 그렇게 전해 주십시오.
형제님을 지극히 사랑하며 무익한 종인 벗,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