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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7년 5월 20일, 에스꾸벨스(이비사)에서
여왕 폐하,
1. 봉쇄 면책을 받은 맨발 가르멜 수도회의 사제이며 현재 이비사에 거주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빨라우 수사는 지극히 존경하는 폐하께 엎드려 청원을 올립니다.
저는 폐하의 조국을 위해서는 가톨릭 교리를 가르치는 일이 우선적이고 시급한 일이라고 느꼈으므로, 시대와 사람들의 주변 여건을 모두 고려한 다음에 하느님의 말씀이 풍성한 열매를 맺기에 가장 적절하고 합당하다고 믿는 그런 형태로써 이러한 거룩한 사명에 온전히 헌신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바르셀로나의 주교님께 이 결심을 말씀드려 강의할 수 있는 권한을 취득하였고, 1851년 11월에 상기한 도시의 성 아우구스티노 본당의 문을 늘 열어 놓고 이 좋은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2. 저는 강단이 강의에 순응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특히 오류에 빠진 지식인들과 특권층의 사람들로 둘러싸이기를 갈망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대중과 무고한 백성들이나 먹어보고 소화시킬 그런 아주 불경한 이론의 선생이며 박사들로서, 저 이론은 구조적 권위에 대한 불순종과 폭동과 무질서를 야기합니다. 그래서 저는 1851년, 1852년, 1853년, 1854년에 위태로운 주변여건과 어려운 시기와 재갈이 풀린 말과 같은 여론이 그 시대의 극히 심각한 오류를 퍼뜨리며 저희 가톨릭 전체에 불경이라는 화산을 폭발시켜 사회의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용암을 퍼부은 시대에 바르셀로나에서 학식 있고 종교적인 청중에게 거룩한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독특하면서 잘 알려진 형태, 곧 학문적이며 교리적인 형태를 취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믿었사오며 이어서 성당을 일반 강의실로 바꿔 사용하면서 제 1부의 강의는 참된 성덕들의 용어를 정의 내려주고 악덕과 본성적으로 또 그 괴이함으로 드러나는 악덕의 파괴성을 묘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복음의 진리와 거기서 파생하는 교리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제 2부의 강의에서는 지식층의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방법을 써서 굳건하고 불사 불변한 우리의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최상의 원리들을 제시하고서, 불경을 뒤에 감추고 있는 약하디 약한 요새를 구축하는 논쟁들을 하나씩 하나씩, 그리고 그때그때 해체 분석하면서 위의 원리를 전개해 나갔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학교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제시하고 설명해주며, 이 교리의 기원에서 나온 동기와 원리들을 가르치는 일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3. 저는 저 거룩한 사명에 마음이 움직였고,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하느님과 조국에 대한 사랑이 불타 그 사명을 완수하였습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바르셀로나의 성 아우구스티노 본당은 덕행학교로 변신하였으며, 여기서 주일마다 사람들에게 성덕교리를 설명해 주었사온데, 그 내용은 위의 교리를 비난하는 잘못된 이론들에 대해 반증을 펴면서 그리스도 교리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4. 복음적 선포와 그 교리를 가르치는 일은 설사 학교라는 틀 안에서 시행한다 하더라도 공중 질서를 해치는 음모죄의 용의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교의 모든 운영과 기도와 강의와 행사들은 오히려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공중질서를 안정시키고 유지하고 튼튼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강의에 대한 프로그램은 모두 이 도시의 신문에 미리 게재하였고, 그 프로그램대로 충실하고 진지하게 실행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신문을 읽고서, 또 모든 교회에서 어떤 공적인 종교행사를 거행할 때 사용하는 것과 똑간은 수단을 통해서 모집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강의를 들었던 수 천 명의 목격 증인들이 있습니다.
5. 이 학교는 자기 사명을 영광스럽게 계속해 왔습니다. 매 주일 2시간 실시하는 종교교육은, 수많은 숫자의 가족들에게 제공되었고 계속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지식인들이 모여왔습니다. 그런데 1854년 3월말에 라몬 데 로차(Romon de la Rocha)총사령관께서 이 학교를 폐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총사령관님께서 어느 거짓 정보때문에 놀라셔서 노동자들과 공장주들 사이에 일어난 폭동의 근본 원인을 학교 탓으로 돌리고 학교를 해체한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학교의 강의들이 폭동을 없애고 물리치고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건만, 오히려 학교가 폭동을 조장하였다는 말은 거짓말이며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6. 여왕 폐하, 이 모함이 너무도 무거워 벗어버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저에게 조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는지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정식으로 조사해 주시기를 탄원합니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저의 무죄를 변론하기 위해 시장 대리님과 총 사령관님과 저 사이에 불유쾌한 편지가 오갔고 그 결과로 저는 이 섬에 유배당했습니다. 저는 지침을 줄곧 준수하면서 이 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여왕 폐하, 이 사태를 보시고, 이 부족한 사제의 무죄함을 지켜 주시어 이 황야에서 일으켜 주시기를 간절히 탄원하오며, 특별한 은혜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주 하느님께서 교회의 선익과 스페인 왕실을 위하여 공경하올 폐하께 만수무강의 은총을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지극히 공경하올
여왕 폐하
프란치스코 빨라우 수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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