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화나 그라시아스에게 : 이비사
1857년 6월 6일, 에스꾸벨스(이비사)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1.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자매에게
이것은 순명을 향해 나아가야 할 자매의 영혼에 대한 내적이고 외적인 여정입니다.
내적 여정.
모든 그리스도의 완덕은 애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자매가 가진 신적, 인간적, 주부적, 습득적인 덕행과, 대신덕과 윤리덕과 지성적 덕들
그리고 하느님, 천사들, 사람들로부터 받는 은총과 영적 은사와 영적 도움들은
자매님의 삶 안에서 애덕이 제 길을 가게 합니다.
애덕에는 두 가지 행위가 있고 영혼 안에 두 가지 작용을 일으킵니다.
첫째는 하느님과 영혼의 합일이며
둘째는 하느님과 합일한 영혼이 이웃에게 선을 하는 데에 헌신함입니다.
2. 첫 번째 작용 : 이것은 모든 일과 행동과 생각과 말로 드러나는 자매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일치시키는 데에 있는데, 이렇게 해서 자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더 이상 자매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자매 안에 자매와 함께 자매를 통하여 일하십니다.
이러한 애덕의 작용은 여러 가지 정열을 종속시켜 다스려서 질서 잡아주고,
또 이 정열로써 마음을 그렇게 합니다.
세상 그리고 세상의 광란과 난폭함과 허영을 몰아내고,
악마 그리고 악마의 변덕스러움과 의문스러움을 물리치고,
영혼이 범한 모든 대죄와 소죄 또 의지적이고 의도적인 모든 불완전을 없애줍니다.
이러한 실천적 합일은 마음과 영혼을 거룩하게 하고 다듬고 강하게 합니다.
또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외적인 일과 활동을 동반한 믿음, 희망, 사랑의 행위로써
생활 전체를 자라게 합니다.
그리고 이 일, 즉 내적 작업은 묵상과 기도 중에 또 가능한 한 하느님의 끊임없는 현존에
그리고 탄성과 간절한 반복기도를 하는 것을 통하여 일어납니다.
이 합일에서 두 번째 합일이 생기는데, 그 두 번째 합일은 이웃에 대한 사랑입니다.
3. 애덕의 두 번째 작용 : 이웃에 대한 사랑, 영혼은 사랑으로 하느님과 일치되고, 온갖 성덕과
은총과 성령의 선물로 충만해진 애덕은 영혼 안에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생기게 합니다.
이런 사랑이 생기면 영혼의 모든 힘과 덕행을 다른 사란들의 선으로 향하게 되고 그렇게
질서 잡힌 사랑은 자연스럽게 구원을 위해 잘 익어서 달콤한 열매를 맺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에 옮기기 전에 그 사랑이 존재해야 하고 제대로 질서 잡혀야 하고
또 획득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랑이 아니고, 질서 잡혀 있지 않다면 그 작업은 풋과일을 낼 것이며
경솔하고 무모하고 조급한 결과를 낼 것입니다.
또한 영혼에게 동요와 혼란과 불만을 주고 지치게 만들고 휴식마저 앗아가 버립니다.
4. 외적인 것과 내면의 조화. 자연의 법칙에서는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가꾸면
계절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서 자라는 것처럼 도덕적인 면에서도 영혼 안에
애덕을 심고 가꾸면 애덕은 끊임없는 변천과 외적 동요 한 가운데서도 자랍니다.
애덕의 작업은 만일 하느님께서 원하시면 활동을 통해 제 때에 장애물을 제거해 가며
수단들을 제공하겠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지 않으신다면 장애물은 늘어날 것이고
더욱 심하게 방해를 받게 될 것입니다.
자매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장소와 그 외 여러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순명 밖에 없습니다.
5. 자매의 모든 주변 환경을 고려하고 나서 그라맛이나 로까마도르(Rocamadour)나
그 근처에 정착하여 임시로 머무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일에 대해 하느님께 충분히 상의 드렸습니다만 그곳에 완전히 정착하여
영구적인 거처로 삼을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만일 섭리적으로 자매에게
자리나 수단이 생기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누구한테 자문을 구하거나
대답을 기다리지 말고 일단 집을 짓고 일을 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라는 표시일 수도 있으니까요.
6. 정착된 생활은 불확실하고 임시적 생활은 확실하니,
우선 임시적인 형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임시적인 형태의 삶은 좋고 하느님의 뜻에 부합한 것이니 이에 만족하십시오.
여기에는 영구적인 정착생활처럼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영혼을 모든 물질적인 것 즉,
땅도 집도 도시도 나라도 포기하고 이탈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와 사도들을 닮아 외적인 희생과 절대적인 가난의 상태로 있는 것이며
세상과 온갖 부귀영화와 재물과 소유물을 경멸하고 버릴 것을 장려할 필요성을
영혼에게 느끼게 해 줍니다.
7. 자기 소유의 땅에 집을 지어 안정하게 되면, 의무나 구속,
심한 간섭과 요청이 따라올 것이지만 그와 반대로 세속과 사악한 것들에게서
보호를 받으며 외적 형태에 정신적으로 안정하게 되지요. 그리고 이 외적 안정감은
내면에도 영향을 주어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놓고 안주하게 해버립니다.
이 휴식과 외적 안정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해로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영적 건물은 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재료로 된 기초 위에 얹어놓은 것이니까요.
이 영적 선물은 오로지 애덕과 포기와 희생 안에서만 있으며,
외적 가난은 언제나 내적 자아포기를 하도록 하며 놀라울 정도로 도움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도들에게 외적 가난을 실천하라고 명하셨고
그리고 당신의 교회가 지상의 가치보다 천상의 가치 위에 세워지기를 원하셨습니다.
또한 그분은
처음부터 이 땅과 이 땅의 소유물과는 무관하게 헐벗은 상태에서 교회를 세우셨으며,
당신의 사도들에게 이러한 외적 자아포기를 요구하셨습니다.
그분은 집도 절도 없으며
돈도 물질적인 보호도 없이 끔찍한 박해 한 가운데서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이러한 외적 자아포기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내적 초기를 위해 도움이 되었습니다.
8. 집을 지어서 정착을 하는 것은
이미 완전한 자아포기에 도달한 사람에게나 적합하며 다른 여러 목적을 위해서도 적합합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당신의 숭고한 계획에 따라 자매를 집도 땅도 돈도 없이 놓아두셨는데
이제 자매에게 이런 수단들을 마련해 주셨으니 지금 이 때가 완전한 내적 자아포기 안에서
계속해서 일하라는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원하실 때에 또 다른 것을 준비해 놓으실 것입니다.
그 밖의 것은 때가 되고 필요하면 말하겠습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프란치스코 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