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12월 4일, 에스구벨스(이비사)에서
여왕 폐하,
1. 이비사 섬에 거주하고 있는 가르멜산의 성모의 맨발 수도회의 수도사제인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는 공경하올 폐하게 엎드려 상소를 올립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와 같이, 지난 1854년 3월에 바르셀로나에서 폭동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사건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 사건은 공장주와 노동자들 사이에 벌어진 약간의 언쟁과 의견의 불일치 때문이었다는 것 외에 다른 원인이나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카딸루냐의 군사령관이신 라몬 데 로차 장군께서는 거짓 보고에 놀라서 폭동을 종교 단체의 탓으로 돌리고는 덕행학교를 폐쇄시켜 버렸습니다. 이러한 불명예스런 탄압이 원인이 되어 시장님과 장군 사이에 불쾌한 서신이 오고 갔으며, 그 와중에 그 학교의 지도자를 여기 이비사 섬에 유배 보내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2. 바로 그 해 7월에 폭동이 일어나자 정부는 정치적 억류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특사령을 내렸고, 이 상소인은 스스로 무죄라고 믿고 있기에 저 특사가 필요 없었지만 이 섬의 군 지휘관께서는 여권을, 시장님께서는 주민등록증을 저한테 발행해 주셨습니다. 이 상소인은 그 서류들을 아직 소지하고 있고, 이것으로써 스페인의 보통 국민들처럼 아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자유를 단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발레아르군도의 수도에 갔을 때였습니다. 만에 하나 폐하의 내각이 폐하의 미천한 이 종을 달리 좋게 처리할 용의가 있으실까 하여 저는 황실에 폐하와 폐하의 내각과 현행법 안에 대한 사랑과 존경과 충성이 넘치는 마음에 이끌려, 1857년 6월 초순에 소인의 상태를 해명하는 내용의 서한을 폐하께 올렸습니다. 또한 만에 하나 내각의 판단으로 소인이 유죄라고 여기신다면 법적인 도움과 호의를 베풀어주시기를 탄원드렸습니다.
3.그러나 육 개월이 지나도 답이 없었습니다. 그 동안에 저의 사랑하올 부모님이 선종하여 저의 가족은 심하게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로를 주고 또 순수 개인적인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서 그들 가운데에 제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와 같은 상황에서는 전술한 상소문에 대한 폐하의 하답을 기다리지 않고 여행할 권리를 쓸 수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저는 하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에 기다리지 않았고 오히려 폐하의 내각이 침묵으로 일관함으로써 저 오래된 소송건은 이미 물 건너갔고 또 잊혀졌다고 간주하고 계신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별로 중대하지도 않은 이유로 폐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리지 않았는지 하고 두려워하였습니다. 만일 저의 행위가 어떤 잘못을 범한 것이면 그것은 전혀 의도한 바도 예상한 바도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상소인은 지금과 같이 항상 폐하의 명령과 폐하를 대변하는 모든 권력자의 명령을 존중학 순종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으며 또 갖추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저는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자마자, 시청에 출두하여 도지사에게 도시에 와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는 그분의 명령과 지침들을 겸손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장상인 안토니오 빨라우 주교님께도 똑같이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미리 허락을 받아놓았으므로 저는 해야할 거래를 처리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할 때 고향에 머무를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믿었으며 혹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우호적으로 경고하리라고 추측하였습니다. 위에서 밝혀드린 대로 당시에 제가 카딸루냐에 체류한 일은 숨기거나 비밀스럽게 한 것이 아니며 유배생활에서 도피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5. 당시 까탈류냐의 최고 사령관은 사빠떼로 장군이셨는데 그분은 덕행학교에 대해 매우 나쁜 인식을 갖고 계신 듯이 보였습니다. 사령관께서 처리하신 바를 보고 판단하건대 그분은 덕행학교를 이미 잘 알고 계셨던 것이 아니라 단지 학교에 앙심을 품고 있는 이들이 알려 준 보고를 통해서 덕행학교에 대해 알게 되셨습니다. 보고들이란 다름 아닌 적의를 품은 신문잡지가 괴물 형상으로 묘사된 인상을 가지고 작성된 것입니다. 사령관께서는 이러한 것들의 세력에 이끌려서 이 학교의 설립자와 지도자에게 대항하는 일을 마치도 매국노나 폭동군의 우두머리에 대항하듯이 자행하였습니다. 저를 체포하여 항구에 정박해 있는 전투함에 여드레동안 가둬놓고는 아무와도 연락을 못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아무런 공식적인 소송절차도 없이 변호하는 말을 듣지고 않고 모든 피의자에게 있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신성한 권리를 무시하고 박탈하고는 당국의 감시병을 세워 극도의 엄학 혹독스런 감시 하에 저를 다시 이 이비사 섬으로 추방하였습니다.
6. 본인이 1858년3월에 이 운명적인 섭리의 장소에 도착하자 이 섬의 읍장이 1857년11월 초의 날ㅈ짜로 결재한 왕실 칙령을 저에게 전해 주었는데 그 칙령은 같은 해 6월에 폐하께 드린 상소문에 대한 하답이었습니다. 그러나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새로운 추방령으로 말미암아 그 칙령은 저에게 아무런 은혜로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7. 폐하, 이 상소인에게 통보된 저 새로운 추방의 이유란 소인이 덕행학교의 설립나이고 이 학교를 재조직할 목적으로 1857년 8월에 유배지에서 도망쳐 나왔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첫 번째 이유에서는 장군님께서 이 사업의 정당한 취지이념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진 인상을 갖고 계시는지가 보이며, 두 번재 이유에 대한 해명으로는 소송인은 여행할 자유를 부여한다고 믿었던 증명서류들을 이 섬 읍장의 손에 이미 제출한 바 있습니다. 총사령관께서는 덕행학교가 1858년 초에 재조직이 되어 설립자인 학교장의 지휘아래 운영되고 있다는 헛된 정보를 믿으셨으며 또 거기에 완전히 설득 당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저에게 이 점을 구두로 선언하시고는 그 사건에 대해 극도로 엄격한 형벌을 내렸습니다. 덕행학교는 가능한 여러 형식들 중의 한 형식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이는 성당에서 흔히 거행하는 여타의 종교적 행사중의 하나였습니다. 제가 그토록 거룩한 직무믈 수행할 생각조차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며 왈가왈부할 일도 이니건만 어떻게 학교를 재조직하고 가르쳐 설교를 할 수 있겠습니까? 바르셀로나 전체가 그 기간에 과연 덕행학교가 있었는지 여부를 말해 줄 것입니다. 제가 카달루냐에 찾아간 목적은 그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혹시나 그런 것이었더라면 폐하의 내각에 먼저 신고를 하고 필요한 권한을 완벽하게 얻어내지 않고서 이 같은 사업을 감행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8. 폐하, 말씀드린 이 점이 상소를 올리게 된 동기입니다. 모든 문제는 폐하와 조국에 반역하는 악덕한 무리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덕행학교를 없애려는 의도로 맹렬히 노력한데서 유래하였습니다. 그러나 혹시 저들의 허황되고 천박한 핑계가 바로 19세기에 믿음을 고백하는 이들을 박해하고 괴롭히고 수감하고 추방하고 순교 당하게 하는 것을 전 세계의 눈을 가리기 이해 씌운 보자기 구실을 하였고 또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덕행학교의 설립자이기 때문에 추방당했다고 믿고 있는데 이는 바로 거룩한 말씀의 직무자이며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의 선포자라는 신성한 특성 때문이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 않다고 하시면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만일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재판부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이 이유를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저에게 6년 간의 격리와 유배형을 부과할 정도의 죄목이 무엇인지 표명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9. 폐하, 이러한 수감과 격리, 유배,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죽음 그리고 이러한 박해로 영적, 개인적, 또 인격적으로 영향 받은 것들을 고통 받는 이의 눈으로 보면 이런 것들은 오히려 영예로운 일이락 솔직히 진실되이 고백합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을 위해 고통받는 것은 저에게는 영예로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러한 영광과 영예만 본다면 저는 죽기까지 침묵하며 기쁘게 고통받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하느님의 교회의 거룩한 말씀의 사제직을 수품한 자로서 저의 성무 집행의 자유를 방해하는 수많은 장애물을 놓는 악의 세력에 대항하여 투쟁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로지 이런 관점에서 저는 폐하의 옥좌 앞에 의탁하는 마음으로 호소 드립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서입니까?
10. 폐하, 폐하께서 이 상소문을 읽으시고 제가 쓴 모든 내용이 종교와 사제의 평판을 나쁘게 하기 위해 악령이 꾸며낸 수많은 거짓말 중의 하나라고 보신다면 저는 더 말씀드릴 바도 청원드릴 바도 없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고통을 감수하면서 명령만을 기다립니다만 이 명령은 결코 그와 같은 야비한 장난을 허용하지도 폐하의 통치아래서 지금처럼 추방당한 사제로 있도록 묵과하지도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그렇지만 폐하께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셔서 소송인에게 중대한 혐의가 있다고 여기시면 저는 저의 양심을 확실히 믿으니 저의 소송이 현행법에 따라 재판 받도록 해 주시기를 탄원합니다.
11. 이 문명 국가가 가장 비열한 악한에게서조차 박탈하지 않는 저 신성한 권리에 호소합니다. 그것은 소송인으로 하여금 법정 앞에서 자신의 실존, 영예, 명성, 자유를 변호할 수 있게 하는 권리입니다. 폐하, 이 소송인을 고발한 내용을 보시고 옥좌와 내각과 법령에 대한 또, 폐하와 황실에 대한 소송인의 명명백백한 충성과 신의의 표시로 드리는 이 호소를 받아주시길 청원합니다.
하느님께서 폐하께 만수무강의 은총을 주시기를 빕니다.
지극히 공경하올 폐하
프란치스코 빨라우 이 께르 신부 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