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화나 그라시아스에게 : 에스꾸벨스
1860년 8월 15일, 아이또나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찬미 예수님
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딸에게
조용하고 평화롭고 관상적인 독수생활에 숨어 있는 엄청난 보화를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세상에서 관상하는 영혼만이 그 보화를 알 뿐입니다.
나는 자매가 잘 있다고 믿어요. 잘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정도라는 말이죠.
자매의 영혼은 적어도 고독한 곳에서
하느님과 함께 신음하고 탄식하면서 고통을 해소할 수 있으니까요.
자매를 구원하고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한 가지 규칙을 주겠는데
그것은 침묵하기, 순명하기, 자매의 구원문제를 하느님께 의탁하기입니다.
나 역시 내가 해야 될 부분에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침묵하고 순명하고 말없이 기다리세요.
그러면 내가 지금부터 자매에게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자매에게 확실히 와 닿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내 영혼의 저 밑바닥을 샅샅이 알고 계시고 내 목적과 의도와 지향들이 깨끗함을
익히 알고 계시며 내게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희생을 바치는 데에는
충성스럽고 관대함을 보고 계시니 나를 버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만일 내가 자매에게 명하거나 제시하는 바에 대해 설명을 부치지 않을 때는
설명을 바라거나 찾지 말고 다만 깊은 침묵과 존경심을 가지고 순명으로 따르십시오.
그러면 모두 다 잘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뜻이 그렇다는 이유에 대해 계시해 주지도 않으시고
내가 말씀드리는 것도 원하지 않고 당신이 말씀하지 않으신 적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혹시 내가 침묵을 지키고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아도 그건 내 탓이 아닙니다.
우리가 마치 장님이듯이 당신 손으로 잡아주시어 당신 영광으로 인도해 주시기를 청할 따름입니다.
주님께서는 나의 간구를 들어주시어 마치 장님에게 하듯 나를 이끄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구해주실 겁니다.
자매가 지금 이비사에 있어서 나는 아주 흡족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는 것이 주님께서 내게 지시하신 일을 완수하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지금 내 눈 앞에는 이 자유로 말미암아 활짝 열린 새로운 영역이 있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수단은 더 많아질 테고 한계는 적어질 것입니다.
2. 나는 자매를 잊지 않고 돌보고 있으며,
하느님과 그분의 현존 앞에서 내 영혼 안에 끊임없이 자매를 기억하고
희생 제사의 제대 앞에서 매일, 나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와 합하여 자매를 봉헌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우리가 잘 되도록 지켜보시고 살피시는 섭리의 아버지께서는
갈바리아 동산에서 십자가 상의 제대 위에 바쳐 올린 나의 희생 제물을 받아주십시오.
우리는 다만 고통과 희생 외에 다른 것은 바라지 맙시다.
그리고 용기 있게 고통 받으며
너그럽게 희생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고 예수님께 성실하고 충실한 사람이 됩시다.
안녕히 계세요.
기도 할 때나 고독 속에 있을 때,
나를 잊지 말기 바랍니다.
자매를 지극히 사랑하는 아버지,
프란치스코 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