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화나 그라시아스에게 : 에스꾸벨스
1860년 8월 24일, 마드리드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찬미 예수님
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딸에게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에 자매에 관한 소식이 없어서 조급한 마음으로 마드리드에 도착했습니다.
마드리드에 도착하니 자매의 편지 두 통이 와 있더군요. 나는 늘 자매의 병약한 모습만 보아왔는데, 지금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건강하다고 하니 뛸 듯이 기뻤습니다. 참으로 주님께서는 이제 시련을 끝내시려나 봅니다. 영혼에 시련이 왔는데 육신마저 짐을 지워줄 때의 고통이란 너무도 끔찍하지요. 사람이 병마로 시달리면 가엾은 영혼은 갈망하는 바를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에 괴롭고 슬프게 되지요. 나는 자매가 건강하기를 바라고, 또 건강이 필요하니 주시라고 수없이 간구하였답니다. 구속의 성모님 경당을 방문했던 일 이후로 내가 다른 사람이 된 듯이 느껴져서 나 자신에 대해 감탄하고 있습니다. 토르또사(Tortosa)에 도착하자, 나는 어느 여인숙에 들어가서 잘 차린 음식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주 좋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사실 빨마, 바르셀로나, 레리다, 아이또나에서는 아팠습니다. 식욕이 없는데다가 설사가 나고 가슴이 답답한데다가, 최근에는 아이또나에서 기침이 나고 위에선 신트림이 나왔었지요. 정말 실컷 고생했습니다. 다행히 가족과 함께 있었기에 잘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입고 있는 옷에 맞추어 추위를 주시는가 봅니다.
2. 마드리드에서는 요셉 빠스꾸알(Jose Pascual)신부님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마치 절친한 친구라도 맞이하듯이 반기더군요. 내 방이 따로 있어 여기서 살고 있지요. 내가 가는 곳마다 동행해 주시고 내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도와주십니다. 이분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예수회를 찾아가야 했을 것입니다. 여인숙에서 생활하면 여러 가지로 편치 않고 게다가 비용도 많이 드니까요. 발렌시아에서 사람들은 벌써 떼데움(Te-Deum : 감사가)을 노래했고 항구는 깨끗합니다.
3일까지는 마드리드에 있을 것입니다. 이비사행 증기선을 타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4일에 발렌시아로 돌아가서 5일에 증기선이 있는지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의 운항이 너무 비정기적이므로 탈 수 있을 때에 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10월 15일 성녀 데레사 축일을 위한 9일 기도 행사 때문에 그 즈음엔 빨마에 가 있어야 하니까요.
라몬은 지금 손가락을 치료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성요셉 본당의 주임 신부님과 수수께끼에 대해서는 심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