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화나 그라시아스에게 : 시우다델라
1861년 3월 16일, 마드리드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찬미 예수님
1.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이 달 5일자로 쓴 자매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나는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건강하고요. 나의 선교 활동은 제 궤도를 따라가고 있고 사람들은 열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고통에 대한 9일기도 행사를 하는 중에 사흘 동안을 교회의 고통들, 즉 성모 마리아의 고통에 대한 신심으로 장엄하게 거행하였습니다(한 부인이 비용을 부담해서). 식복사가 없어서 지금 내 생활은 엉망입니다. 9시에 귀가하여서는 불을 지필 마음도 내키지 않아 그냥 있는 것만 먹고 말지요. 내 잘못이지요.
2. 그건 그렇고 자매가 고통스럽다고 한 바에 동갑합니다. 자매는 나한테서 또 나는 자매한테서 벗어날 수 없지요. 하느님께서는 당신 손수 사슬을 쥐고 계시니까요.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수천 번도 더 그것들을 길에다 내동댕이쳤을 것이고 자매 또한 수천 번 달아났을 테지요. 이렇게 우리는 이미 영적으로 하나가 되어 살 운명이니, 서로 고통을 주는 일은 피하고 줄여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바깥에서 오는 고통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나는 고통들을 피하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도 피할 수 없었다면 그것은 불가항력이었거나 잘 알지 못해서였다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고통을 많이 피할 수 있습니다. 자매와 나, 그리고 하느님이 서로 마음을 합치면, 앞으로 닥치게 될 그 외의 일은 바깥에서 오는 것이며, 또 이런 고통은 별것이 아님을 자매는 알고 있습니다.
3. 통교할 때에는 수 없이 침묵하고 일하고 순명하며 머리를 수그리는 일 이뇌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나는 그렇게 하고 있는데 잘 되어 갑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통교하시는 가장 확실한 방식 중 하나는 이유를 말씀하시지 않고 명령하심입니다. 사람들이 나보고 마드리드에 오지 않았으면 하고 있을 때 만약 내가 그 이유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나는 마드리드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내겐 모든 이유 중에 더 큰 이유로, 비록 본성에는 아주 염증이 나는 것이지만, 이 뛰어난 이유를 따라야 했는데 바로 하느님께 순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만일 당신께 순명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면 당신께서는 원하시는 바를 드러내지 않으시는 일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원하셨고 그리고 당신의 영광에 유익한 것이 내게도 유익한 것임을 지금 나는 보게 됩니다
4. 이와 같이 자매는 수 차례 이유 없이, 이유에 맞게 또는 이유에 거슬러 순명해야 했었지요.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내게 어떤 일을 명하실 때에 그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기를 내가 원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유는 필요 없습니다. 내겐 그분의 뜻을 아는 것으로 충분할 뿐입니다.
침묵하고 일하고 순명하는 것보다 더 낫고 확실한 지도 방법은 없습니다. 나를 이끄시는 방식과 똑같이 나도 자매를 이끌어야 한답니다.
5. 우리들이 영적으로 통교할 때에는 이야기해야 할 말을 나는 침묵할 수 없으며, 자매 또한 그것을 숨겨서는 안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또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역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일들은 적든 많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이 설명할수록 도움이 됩니다.
계속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너무 바빠서 늦은 밤의 시간을 빼서 쓰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