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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1년 8월 23일, 베드라(이비사)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찬미 예수님
사랑하는 딸에게
1. 나는 자매와 동료들 그리고 자매의 사업과 일을 하느님께 내놓고 끊임없이 당신의 거룩한 뜻을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분을 필요로 하고 자비를 구하는데 빛의 아버지께서 숨어 계시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그럴 수 없지요. 침묵과 고독과 모든 지상의 것에서 떠나 정화가 되었다고 믿는 나의 느낌들을 자매에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자매에 관한 세 가지 점을 묵상하였습니다. 첫째는 자매의 영혼과 자매가 하느님과 맺는 관계인데, 이것이 가장 핵심적인 것입니다. 셋째는 자매가 자매의 동료들과 맺는 관계로 여기에 관계된 외부 사람들도 포함시킬 수 있겠습니다.
2. 첫 번째에 관해서 인데, 내가 하느님과 나의 관계(Mis Relaciones con Dios)라고 제목을 붙인 절반가량 쓴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이 자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보내려고 했지만 내용이 너무 내밀하기 때문에 아직은 보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의 요지는 자매에게 관련이 될 수도 있으니 말해 주겠습니다. 자매는 이미 제 7궁방과 완덕의 단계에 있는 하느님과 영혼 사이의 합일과 평화에 관한 것을 읽었지요. 저 불쌍한 영혼은 마치 신부가 자기 애인을 찾듯이 하느님을 찾고 있는데, 행운이여! 그분을 찾았습니다. 그 다음은? 따라 걸어야 할 기나긴 여정이 놓여있습니다. 비록 성령께서는 당신의 것으로 삼은 영혼을 결코 버리시지 않으시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동반자요 안내자가 있음은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3. 신랑은 이제 더 이상 당신의 사랑스런 이 앞에 신랑으로서 나타나지 않으시고 왕으로서, 구속자로서, 구원자로서, 우주를 다스리는 이로서 나타나십니다. 다음에 또 다른 합일이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 결혼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가시관을 쓰신 머리이며 주인이며 주님이며 대가족의 아버지로, 교회라 불리는 몸의 머리이신 분이 나타나십니다.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언제나 하느님을 향하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왕으로 드러내시니 영혼은 여왕이 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려야 합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영혼에게 교리와 영적 지도가 필요하다면 여기서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4. 자매들과 같은 여성은 하느님의 아들과 혼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매들에게 잘 어울립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합일에서는 하느님과 영혼 밖에 없기 때문인데, 두 번째 합일에서는 신부는 왕이시요, 위대한 주님이시요 가족의 아버지시요, 온 교회로 이루어진 몸의 머리인 예수님과 함께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두 번째 합일에서 신부는 온통 예수님의 윤리적이고 신비적인 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몸은 신랑의 것이며 자신의 것이고 그분과 일치되고 이 합일은 형언할 수 없는 것, 사도께서 심오한 신비이며 가장 숭고한 성사(에페 3,32)라고 말씀하신 저 일치입니다.
우리들과 같은 남성은 첫 번째 합일 후에 즉시 교회를 신부로 맞이하여 결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교회는 예수님의 윤리적이고 신비적인 몸이며, 이러한 몸은 우리 사랑의 대상이며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대상입니다. 이 안에서 우리는 모두 일치하여 똑같은 것이 됩니다.
5. 앞에서 자매에게 말한 책에 교회와 나의 관계가 적혀 있지요. 그 책은 오로지 나만 보려고 썼으며 교회를 정말 필요로 한 순간마다 적었습니다. 여성은 이 몸을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균형 잡히고, 항상 젊고, 주름살도 흠도 부족함도 없으며, 날렵하고, 최고의 지성을 갖추고, 애인으로서 등등 남성의 자연적인 몸의 형상과 모양으로 보십시오. 그리고 우리 남상들에게는 이 몸이 용모단정하고, 아름답고, 항상 젊고, 다정하고, 활기차고, 총명하고, 기민하고, 그 마음속에서는 마치 자기 자신을 태워 올린 불과 같이 하느님의 사랑이 머물고 있는 여성의 자연적인 몸의 형상과 모양으로 봅니다. 이런 이가 바로 교회입니다.
6. 나의 딸이여, 자매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하느님과 일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분을 단지 하느님으로만 혹은 사람만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간주하는 신-인으로만이 아니라, 보편된 교회 전체와 윤리체를 형성한 하느님으로서 그분과 일치해야 합니다. 자매는 성령을 자기 영혼으로 하는 이 몸을 자연적인 몸의 그림자요 관념으로 보고 관상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에 의해 활력을 얻고 생생해지며, 살고, 말하고, 들으며,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 몸이 바로 자매가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일치해야 할 대상입니다.
7. 나의 딸이여, 내가 이렇게 펜을 바삐 놀리는 까닭은 요즈음 내 영혼이 이런 관상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합일, 하느님께서 총애하시는 유일한 딸인 교회와 나의 영적 결합이 바로 내 피정의 단 하나의 으뜸가는 목적입니다. 내 머리와 마음은 이러한 생각으로 꽉 차 있으며 다른 일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 생각이 이렇게 내 온 힘과 감각을 흡수해 버려서 나는 닷새 동안 빵 한 덩어리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건강이 좋고 먹을 필요를 못 느낍니다. 베드라에서의 피정처럼 그런 피정을 하지 않으면 내 영신적 필요를 해결할 수 없으니, 금년은 대부분의 기간을 여기서 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경당을 하나 지어야겠습니다.
8. 특별히 내적 지도에 관해서 자매에게 쓸 것이 많지만, 다음 편지에 쓰기로 하지요. 지도하는 데서 주요한 점은 자매의 내적 지도와 자매의 영혼이 가는 내적인 방향과 진로를 주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이 잘 되면 모든 것이 다 잘 됩니다.
어두워지고 있군요. 산 전체가 고요와 적막에 잠겨 있습니다. 고독! 얼마나 좋은지!
은수자도 없이 홀로 남아있게 되었다면 이 산은 얼마나 불행할까요!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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