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시우다델라에 있는 마리아들에게 1861년 9월 4일, 에스꾸벨스(이비사)에서
예수,마리아,요셉
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딸들에게.여러분의 편지에 대해서 한사람 한사람에게 개별적으로 답장할 시간이 어쩌면 없을 것 같아, 지금 좀 자유로운 시간이 있어서 여러분 모두에게 편지를 씁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을 여러분을 위해서도 나는 원하고 바랍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내게 물어보겠어요? 지상에 있는 천국, 다시 말해서 지상에 있는 수방이나 작은 천국, 아니 그냥 간단히 말해서 천국입니다.
2. 하느님을 알고 그분과 결합하여 사랑으로 그분과 하나가 될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느끼는 영혼, 그분을 찾고 그분을 잡고 그분을 갈망하고 기다리고 큰 소리로 그분을 부르고 있는 영혼에게 수방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요! 수방은 영혼을 세속과 세속의 흐름에서 격리시켜 주는 장소요, 고독 가운데서 하느님의 부재 때문에 느끼는 고통에 짓눌리는 마음을 하소연 할 수 있게 해 주는 장소요, 몸과 영혼을 모두 세상의 눈길과 소문에서 벗어나게 하며 오직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사막과 고독의 장소요 하느님이 그 영혼을 보고 듣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와같은 수방은 얼마나 가치로운지! 아! 그곳은 바로 지상에 있는 천국입니다.
3. 나의 딸들이여, 여러분이 이러한 천국을 소유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직 그 천국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요? 아니요. 이미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방이 협소하다 해서 여러분의 영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방해 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집이 비록 전세라 할지라도 발을 디딜 수 있고 몸을 누일 수 있을 정도의 수방이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장소와 수방과 수녀원에 맞게 바꾸어야 하며 예수님께서 주시는 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앞으로 더 주지 않으셔도 만족해야지요. 그분은 여러분의 이러한 만족에 대해 다른 것으로 보상해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딸에게, 예수님의 신부에게는 궁전이 있는데, 이 궁전은 물질세계 전체입니다. 세상은 얼마나 거대하고 아름답습니까?아! 여러분이 모든 것을 버렸기 때문에 모든 것이 여러분의 것입니다. 바위산에 있는 한 동굴에서 침대도 식기도 없이 홀로 지냈던 로사리아 성녀를 보십시오, 그 성녀는 얼마나 부유하였는지! 이 세상 왕의 딸이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 받는 딸이기 때문에 부유했답니다! 성녀는 궁궐도, 옷도, 수행원도, 편안함도 모두 버리고 산 속에 홀로 머물렀습니다. 완전히 달라진 당신 숙소를 관상하고는 거기서 더 좋은 것을 보았고 또 발견하였습니다. 온 세상이 바로 당신 집이었으며, 수방도 수도원도 없건만 지상에서 천국인 수방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신부인 여러분에게는 광대무변한 이 물질세계 전체가 여러분에게 합당한 집입니다. 나머지는 인간이 만든 것이며 여러분은 이미 그 가치가 어떤지 알고 있지요. 위와 똑같은 상황에 있던 이집트의 마리아를 보십시오. 사막에서 광대한 자기 궁전을 관상하고 있는 마리아 막달레나를 보세요. 이 분들은 얼마나 부유하였는지요!
그러나 그분들은 넓고 넓은 곳, 사막을 당신들의 거처로 삼고는 하느님과 단 둘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입니다.
4. 그러니 여러분은 주어진 것을 취하십시오, 주어진 것이 가장 좋는 것이랍니다. 여러분은 모든 것을 버렸나요? 그러면 여러분이 전부를 포기한 그 날부터 산과 들과 하늘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모든 것 등 물질 세계 전체가 여러분에게 속하고 전부가 여러분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과 당신의 신부를 위해서 지으셨는데, 당신이 직접 설계하시고 당신이 착수하시고 당신이 집을 구상하시고 명령하시어 지으셨습니다.엄위하신 당신께 맞는 작품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 작품, 즉 당신의 신부가 이 지상에서 사는 동안, 이 낮은 곳에서 순례의 삶을 사는 동안에 사용할 이 집은 곧 온 세상입니다. 나의 딸들이여, 귀퉁이 한 조각도 여러분에게는 충분합니다. 다시 말합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이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에게 가장 좋은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모든 가능한 영적인 평안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나를 믿으십시오. 그리고 만일 내 힘으로 가능하다면, 여러분의 신분과 위신과 상황에 합당한 모든 것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잘 지냅니다. 지금으로서 여러분은 주어진 대로 있으니까 더 이상 나아질 수 없을 정도로 잘 있습니다.
5.나의 형제들이 인사 드립니다. 이시드로는 항해에 관한 일에 푹 빠져 있습니다. 자기 배에 어떤 때는 양파를, 어떤 때는 토마토를 싣고 순풍에 돛을 달고 에스꾸벨스에서 시우다델라까지 향해 한답니다. 하지만 바다의 심연에 그것을 다 빠뜨릴 수도 있으므로 자매들은 아무것도 못 받게 될 것 같군요. 그럴 때 이 불쌍한 친구는 아주 슬프지만 목숨을 잃을 정도가 아니면 모든 걱정이 다 지나갈 것입니다.
여러분의 다정한 아버지가 인사를 보내며,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