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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1년 10월 1일, 바르셀로나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딸에게
자매의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나는 전에 말한 그 날에 빨마를 떠났습니다. 내 생활은 별다른 일없이 제 궤도를 가고 있습니다. 활동과 어려운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본토에 왔지요. 주교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고 내게 호의적이신 것 같았습니다. 이비사에 있을 때에 나는 피곤을 풀고 휴식을 취하는 군인이었지요. 그런데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서 내 정신은 그와 아주 다른 자세를 취한 전투사의 자세입니다. 지금은 더 이상 다른 것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내 상황의 진전에 대해서 자매가 알지 못한 채 넘어가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2. 요한 씨와 수차례 이야기 해 보았는데, 지금으로써는 그저 모든 것을 의논 중에 있다는 것 밖에 말할 수가 없군요. 수녀원을 구입하도록 여러분한테 1000두로의 봉헌을 하라고 제안하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알려 주겠습니다. 이 정도의 액수라면 시우다델라의 다른 곳에 여러분이 지향하는 가난생활에 알맞은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건축된 집을 살 수 밖에 없다면 이는 절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그러니 차라리 여러분이 원하는 장소에 있는 집을 임대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내 예감에, 요한 씨는 여러분 가까이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전세금을 빼 주는 데에 난색을 표명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직접 집을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위에서 말한 금액을 내가 마련할 수 있으면 허름하기는 하나 여러분의 성소에 알맞은 집을 장만할 수 있겠지요.
3. 토마스 신부님을 보러 갔는데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시 또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열의가 좀 식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매는 그분과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분이 불만스러워 하는 것은 우리의 성소를 알지 못한데서 기인하니까요.
자매가 지금 시우다델라에 정착하게 된 것은 하느님의 뜻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었기 때문에 장애물이 없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다른 것을 원하시어 명령하실 때에는 당신의 성스런 뜻을 우리에게 드러내실 터이고 우리는 거기에 맞추어야 합니다.
그분의 섭리에 여러분을 맡기십시오. 섭리가 여러분을 돌보십니다.
여러분이 모두 잘 지내고 있다니 무척 기쁩니다. 거기에 하느님의 손길이 있군요. 바로 이것이 그분의 일이고 그 일은 계속해서 자기 길을 갈 것입니다.
4. 성소자를 더 많이 받는 문제에 대해서인데, 장소도 적당하지 않고 새로 창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더 받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수에레라(Suerera)의 하녀인 마리아는 오고 싶어 안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한테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내 생각에 자매들의 가족을 모두 만나 보았고 그들이 아주 기뻐하고 있다고 자매한테 편지한 것 같은데, 제일 많이 생각하시는 분이 프란치스카의 어머니십니다. 데레사의 어머니는 나를 두 번 찾아 오셔서는 데레사가 자기 누이인 에스페란사한테 거기에 오라는 편지를 쓰지 말라고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5. 토메우에트(Tomeuet)의 아버지가 보좌 신부님 댁에서 나에 관해 들었다면서 사람들은 나를 란다(Randa)출신이라고 말했다 하더군요. 그들이 그렇게 믿도록 그냥 놔두었습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겁을 먹고 조심했던지 여관 주인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면서 이름을 묻자(어디서나 하는 관례적인 질문이지요) 소스라치게 놀라더랍니다. 그 여관에는 프랑스 사람이 있었으며 나는 거기에 있었던 적도 밤을 지낸 적도 없었지만 거기서 우리끼리 식사는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병원의 혈액원까지 나를 따라 왔습니다. 사건은 무사히 잘 지나갔고 적절한 때가 오면 우리를 보러 온다는 점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내가 여러모 로 미리 주의를 주자 그 사람들은 슬픔에 겨워 떨면서 왔으나 매우 기뻐하고 흡족해 하며 돌아갔습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자기 누이 로사에게 주라고 여러가지 물건을 주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지 한 벌과 셔츠 몇 벌을 만들 옷감을 샀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아서 즐거워하 더군요. 하느님의 섭리는 모든 것이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또한 늘 우리를 지켜주고 계심을 알려주려고 이런 실수를 허락하셨답니다. 마부는 자기 말(아주 좋은 말이었는데)이 어떻게 해서 그 평탄한 땅에서 넘어질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고 하면서 그 여자는 나를 알아 보고는 손에 들고 있던 채찍으로 쳐서 마차를 회전시켰습니다. 나는 그 때 분심 중에 그 사람들이 실수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의 고통이 어떠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누구였는지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 사건에 대해 할 말이 없어요. 지금은 아무 것도 두려워 할 것이 없습니다.
하이메의 편지는 읽었습니다. 가엾은 사람! 하이메에게 동정이 가고 성소처럼 미묘한 문제를 마치 하인에게 명령을 하듯이 다루는 하이메의 형에게는 더욱 동정이 가는군요.
그 사람에게 반대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대답하겠어요. 호아끼나 원장님이 자매에게 안부를 전해 달랍니다. 토니(Toni)는 아주 만족해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우편선을 놓칠까 걱정이 되므로 이 편지를 지금 부치려고 해요. 다음에 이어서 쓰겠어요.
주인 아주머니와 안토니아와 다른 모든 분들께 안부 전해 주세요. 여러분을 지극히 사랑하는 이버지가 자매와 나의 딸들에게 보내는 축복을 받으세요.
프란치스코
추신 : 하이메에게 다른 우편선으로 편지를 보내겠다고 전해 주세요. 그의 형은 자기 동생이 시우다델라에서 떠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내게 편지했는데 내가 그것에 대해 답장 하겠다고 전해 주세요. 나는 하이메가 자기 공부를 계속하도록 도와주겠다고 편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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