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화나 그라시아스에게 : 시우다델라
1862년 2월-3월, 바르셀로나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찬미 예수님
1. 나의 사랑하는 딸에게
자매의 답장을 기다리지도 않고 잠깐 시간이 나서 편지를 씁니다.
여러분은 내게 정말 커다란 고통과 관심과 염려의 대상이라고 여러 번 썼지요. 그렇습니다.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여러분에 대해 말씀드릴 때 하는 첫 질문은 “이 세상 앞에서 마리아가 어떤 형태와 모습으로 나타나기를 원하십니까? 어떤 옷을 입어야 하겠습니까?” 입니다. 내게 책임이 있고 내 영혼에 그 책임이 부과되었기 때문에 내 영은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깨어있습니다.
2. 마리아의 외적 모습은 고행, 가난, 고독, 기도입니다. 그 형태는 막달레나, 에집트의 마리아, 성녀 로사리아, 성녀 예수의 데레사, 성녀 글라라,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와 관상생활을 따르는 영혼들의 형태입니다. 이것이 고유한 모습이기 때문에 이 성소에 부르심 받은 자매는 다른 모습을 갈망할 수 없고 나 또한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면 그 문제에 대해 더 봅시다. 이 시대는 엘리야의 소명처럼 아주 요란한 소명이 아니면 거부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시대는 여러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회법과 정부는 여러분을 쫓아냅니다. 둘 중의 하나, 즉 여러분이 질식해 버리거나 아주 특이한 소명으로 인정을 받든지, 아니면 마르타와 자매결연을 맺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 점들이 기도 중에 내게 통교된 느낌들입니다.
3. 여러분은 바르셀로나에서 또 정부 앞에서 어떻게 어떤 형태로 자신을 드러냅니까? 나는 이 점에서 정말 커다란 고통을 겪고 있는데, 그 이유는 서둘거나 경솔해서 자칫 발을 헛디디면 실패를 가져올 테니까요.
그러니 지금으로서는 교육사업을 제시하는 것 말고 다른 명목이 없습니다. 그 외의 명목은 인정이 안됩니다. 이것과 피정의 집. 마르타와 마리아는 어떻게 함께 갈까요? 이 시대는 마르타를 알고 또 좋아합니다만 마리아는 알지 못합니다. 어떻든 둘이 함께 살도록 해 봅시다. 마르타는 사막의 문지기가 될 것이고 마리아는 언니의 보살핌과 선행으로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내게는 여러분을 이 세상에 소개할 만한 엘리야 예언자의 소명이 없으니 마르타가 필요합니다.
4. 가르치는 일과 마리아를 어떻게 함께 가게 할까요? 거기에 위험이 있고 경계할 점이 있으며 어려움이 있습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나를 도와 줄 만한 친구들과 반론을 펼 수 있는 친구들과 의논해 보았는데, 아주 신중히 모든 상황을 생각했습니다. 내 생각에 유일하게 제시할 수 있다고 본 형태는 지난 번 편지들에서 말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하겠습니다. 별도로 떨어진 장소에 있는 교실에 마르타를 있게 하고, 마리아를 위해서는 자기 언니의 분주한 생활과 동떨어진 곳에 사막이나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집을 짓습니다. 그 사막이나 봉쇄구역 안에는 은둔소를 두고 마리아가 은둔소에서 수도원으로, 수도생활에서 은수생활로, 은수생활에서 학교로 가도록 합니다. 이런 식으로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마르타가 문지기 방에 홀로 남아 있을 때 사막의 문을 닫으면 마르타 혼자 밖에 남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면 마리아는 자기를 사막으로 데려다 줄 사람이 없게 되거나 마르타 없이 사막에 남게 되겠지요. 위험은 수녀회에는 활동과 관상과 혼합생활을 허용하는 잘 통합되고 체계 잡힌 법이 없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이러한 통합과 다양성과 변화 없이는 안정되고 완전한 체계도 없습니다.
마리아가 사막에서 은둔소와 봉쇄구역의 고독 속에서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있는 동안에 마르타는 교실에서 안전하게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마리아가 없다면, 아 그 언니는! 그리고 만일 마르타가 부엌에도 사무실에도 일터에도 없고 현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접하지 않으면, 마리아는 얼마나 가엾겠습니까!
6. 나는 바르셀로나에서는 여유가 없습니다. 일 때문에 여기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여러분을 위해서 땅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길을 마련하면서 6월까지는 이곳에 있겠고, 지금 내 계획안을 말하겠습니다. 바르셀로나시가 확장되면서 산따 크루스에 있는 우리 땅이 매우 중요한 위치가 되었고 또 더 발전될 것입니다. 산따 크루스 거리의 진입로 근처에 있는 부분은 여러분 앞으로 배당해 놓았습니다. 거기에는 시냇물이 있어서 여러분이 원할 수 있는 만큼 많은 편의를 제공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독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여러분을 가려주고 인정받게 해줄 방패막이가 필요합니다. 따로 떼어놓은 거실에 자격증 있는 교사를 두면 전부 가려지고 보호받고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의 법률의 시각으로는 뻔히 실패할 줄을 알면서 나는 여러분에게 약속 할 수는 없습니다.
7. 산따 크루스에 여러분의 사막을 마련하는 동안 발까르까에서 자격 있는 자매를 교육 담당으로 정해 놓으면 이것으로 모두 가려질 수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설립과 폐쇄를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해 보았더니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더군요. 이런 면에서는 오르따(Horta)의 시청도 시장님도 본당 신부님도 할 수 있는 만큼 여러분을 보호하겠다고 자원했고, 주교님도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것 없이는 다른 출구가 보이지 않으며, 조만 간에 레리다처럼 모두 끝나 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 모두가 단지 계획에 불과하므로 자매가 5월에 와서 직접 보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 미리 길을 터놓지 않고서는 여러분이 바르셀로나에 있게 할 수는 없습니다.
8.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발까르까에서 하는 교육 활동은 주교님과 시청 앞에서는 내 감독 아래에 있는 것으로 하고 발까르까가 산따 크루스의 교육 활동을 맡기로 하므로, 하느님의 뜻이 있으면, 발까르까에서 여러분의 고독을 옮기는 일은 용이할 것입니다. 데레사는 발까르까에 있고 교사 자격증을 따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데레사가 가장 예쁘게 준비하고 있으니 때가 되면 자매는 데레사에게 소임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여기에 마리아 페리올스(Maria Ferriols)라고 하는 자격증 있는 교사는 자매가 갈망하는 훌륭한 자질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명령만 내리면 당장 교사직을 그만두고 고독한 생활로 돌아 설 태세가 되어 있습니다. 말레나와 페란사가 위 두 사람과 합치면 어떨지 생각하고 있는데, 그리되면 같은 집에서 기도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부재중일 때는 지금은 모든 일을 본당 신부님과 총대리 신부님의 감독 아래에 둡니다.
페빠는 이제 내 지도를 받고 있지 않습니다. 자격증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고 자격증이 우송이 되어 오면 섭리회에 들어가겠다고 말하고 또 자기 방식대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