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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년 7월 3일, 바르셀로나. 가르멜 산의 성모님 은둔소,
산히네스(San Giness)에서
지극히 경애하올 주교님 귀하
1. 겨울의 설교 활동을 마치자, 저를 따라다니던 모든 걱정에서 해방되었으므로 제 영혼의 힘을 충전하기 위해 기도하며 여름을 지내고자 저의 은둔소의 고독 속으로 숨었습니다. 고독의 휴식 중에 주교님께 제 사정을 모두 말씀드리고자 이 편지를 씁니다. 제가 이렇게 적어 올리는 것은 주교님께서 정의 사명에 대해 자세히 보시고 더 확실하게 방향을 잡아주시며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주교님께 저의 불쌍한 영혼 사정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저의 사제적 행위를 온전히 주교님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경애하올 주교님께서 이 교구에 부임하시자 제 영혼은 온전히 새롭게 되었습니다. 폭동은 제가 소속해 있던 수도회를 폐허로 만듦으로써 제게서 장상을 앗아갔으니, 저는 주교님을 저의 고위장상으로 인정합니다. 주교님은 제게는 하느님의 음성이십니다. 주교님의 규정은 재고해 볼 여지도 없는 계명이며 또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제 영혼은 제 안에 있는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주교님께 끝없는 온전한 신뢰를 둡니다. 그러므로 이 편지는 저와 저의 책임 하에 있는 모든 사람이 기쁘고 만족한 마음으로 주교님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뜻을 표명해드리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저희는 마치 군인이 자기 상관에게 하듯이, 자식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하듯이, 또한 수도자가 자기 직속 장상에게 하듯이 명령에 복종합니다.
2. 저는 자신을 지옥의 온갖 악령보다 더 두려워하며, 제 자신을 거슬러 또 저의 주관적인 판단과 기호를 거슬러 싸워 구원받기 위해서 주교님께 제 영혼과 저의 모든 일을 지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주교님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좋은 것이라면 (권위로써 또 자유로이, 빙둘러서가 아니라) 무엇이든 명령하시고 잘라버리시고 불사르시고 제거하시고 보태주십시오. 주교님의 음성을 통해서 계시되는 하느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저희들의 즐거움이요 저희들의 행복이요 저희들의 영광입니다. 경애하올 주교님, 저와 저의 모든 일을 맡아주십시오. 저는 제 자신이 바로 너무도 강력한 원수임을 믿고 있으며, 제 자신을 거슬러 이 원수에 대항하여 순명함으로써 구원받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잠깐이라도 짬을 낼 수 있으실 때에 제가 하고있는 일에 대해 쓴 동봉한 보고서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주교님을 찾아 뵐 것이오니 그 때에 하느님의 영께서 주교님께 영감을 주신 내용을 제게 말씀해 주시리라 여겨집니다.
만나 뵈올 그 날까지, 경애하올 주교님의 발치에 엎드려 쓸모없는 종이며 주교님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이 경의를 표합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프란치스코 빨라우 수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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