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 판탈레온 몬세랏님에게 : 바르셀로나의 주교
1870년 3월 1일, 바르셀로나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지극히 경애하올 판탈레온 몬세랏 주교님 귀하
1. 구마 활동은 저의 뼈마디 마디의 골수에까지 사무쳐 있습니다.
저는 그 활동을 수 천번 거부하였으나,
그것은 더 우세한 힘으로 수 천 번이나 제게 되돌아왔습니다.
그 힘은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저를 지옥의 원형경기장에 내팽개쳤습니다.
그 곳에는 무장한 힘센 자가 요술사와 마술사
그리고 강신술사가 제물로 바친 희생자들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저를 지배하는 이러한 영의 힘은 두 개의 군단으로 나뉘어져 제게 왔습니다.
그 하나는 자기 군기에
“폭동자의 머리를 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그 위에 부여하신 능력에 대한 믿음”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제게 나타났는데 그 폭동자의 머리는 악마입니다.
또 다른 깃발에 새겨진 것은 “악의 희생자들을 위한 애덕”입니다.
2. 이러한 움직임이 어디서부터 나오는지를 보증해 주는 외적 표징을 볼 때까지는
제가 배운 정도의 이론들과 신학에만 의지하면서 저 혼자서 싸워왔습니다.
무서우면서도 연민을 일으키는 형상들을 관상하는 데에 저는 20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1864년부터 “나는 사탄이 번갯불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루가10,18) 보았고
인간의 몸에서 어두움의 사자를 쫓아내는 사람의 힘을 초월하는 어떤 힘을 보았습니다.
사람이 걸릴 수 있는 병중에서도 가장 소름끼치는 병이 치유되는 것은 제게 있어서
두 번째 표징이었고 이는 바로 저를 두고 하는 것이라고 믿었기에
주교님께 이러한 보고를 올렸습니다.
마귀 들린 사람들의 무리가 사방에서 제게 왔습니다만,
주교님께서 제게 그들을 치유할 허가를 주시지 않으셨기에
마음이 생으로 찢어지는 가장 처절한 아픔으로 그들을 내치고 말았습니다.
주교님께로부터 구마활동을 위임받은 본당 사제들은
그런 일을 하면 복잡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는 많은 이유를 들어 무관심했고,
곤란한 상황을 회피하였습니다.
그 결과 악의 희생자들과 마귀 들린 사람들은 치유 받지 못한 채로 남았습니다.
3. 만일 구마활동이 한 개인이나 몇몇의 가족들에게만 유익한 사명이었더라면
어쩌면 제 자신도 무관심해 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의 베일 뒤에 감싸여 있는 이 능력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무장한 힘센 자를 붙잡을 만큼 갖추어져 있습니다.
무장한 힘센 자는 세상의 폭동을 조종하고, 배교한 정부 통치자들을 이용하여
모든 나라들을 자기 지배하에 두고 감시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의 속박이나 자유는 구마자들이 활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 두 가지 점에서 세상의 파멸과 구원이 달려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이런 식으로 이해합니다.
어쩌면 제가 환상 중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되기를!
저의 이런 의심은 무류성(無謬性)을 가진 권위, 즉 공의회에 호소하게 합니다.
제가 그릇된 길로 가지 않기 위해 아들로서 스페인 주교단이신 아버지의 품에
제 자신을 온전히 내맡겨드리는 전적인 신뢰로, 제가 믿고 있는 그것은
바로 교회 전체에 대한 관심이라는 사실을 주교님께 표명해 드립니다.
손으로 다 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고서를 실은 출판물을 동봉해 드립니다.
만일, 제 개인에 관련된 것이라면
주교님께서는 그 결정을 제게 통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더 이상의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주교님의 충실한 종,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