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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의 외곽

동판화 13

   1.  그 도성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깊이 보기 전에, 파트모스 섬의 은수자가 묘사했던 시각에서 그곳을 바라보는 것이 적합하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서 성경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가 나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 이리 오너라. 어린양의 아내가 될 신부를 너에게 보여 주겠다."(묵시 21,9 ) 이어서 그 천사는 성령께 사로잡힌 나를 크고 높은 산 위로 데리고 가서는,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묵시21,10)

   2.  만약에 우리가 성문으로 들어가서, 그 거리를 걸어 다닌다면, 그 도성의 전체가 아니라, 도성의 세부적인 부분만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전의 동판화에서 우리는 설계도의 초안을 그렸고, 그 도성의 설계도를 알고서, 이번의 동판화에서는 천사가 성 요한을 데려다 놓았던 그 산에서 새의 눈으로 바라본 도성의 전체를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가 앞에서 언급한 바에 따라, 이 도성은 길이가 끝에서 끝까지 500 레구아 이다.  따라서 이 동판화는 동판화 5와 같지만, 도성 전체의 전망을 원근법의 시각으로 보여줄 것이다. 하나의 성문에서 다른 성문까지의 거리가 너무 길고, 각 성문의 거리가 중앙까지 250 레구아 이기에, 우리의 본성적 시각 앞에 이 형상을 보여주어도 그 건물의 극히 일부분만을 볼 수 있으며, 나머지 부분은 전체 도성이 차지하고 있는 대지의 공간을 보아야 한다. 사도 성 요한은 지적 현시로 도성을 바라보았고, 우리의 지성으로 그 모든 것이 가능하며, 단 한번에 거리에 상관없이 그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육신의 시각으로는 매우 작은 부분밖에 볼 수 없다.

   3.  설계도를 보면 제일 먼저 열두 개의 중앙 도로를 볼 수 있다. 그 도로는 열두 개의 각각의 성문에서 시작하고, 이 도로는 천상 시민들을 중앙에 있는  광장으로부터 성문들까지, 그리고 성문들로부터 그 도성의 중심에 있는 하느님의 어좌까지 인도한다. 또한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직선으로 표시되어 있는 횡단하는 아홉 개의 좁은 도로가 있는데, 이 도로들은 서로간의 소통을 쉽게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아홉 개의 도로는 하느님의 어좌를 둥그런 선으로 둘러싸면서 도성을 나눈다. 이제 우리는 도성 안에 있는 웅장함, 완전함, 풍요로움 그리고 영광을 관상하기 위해 들어가 보자. 그러나 그 전에 외곽에서 먼저 보도록 하자.

   4.  이 도성은 하느님의 속성과 완전함을 상징하는 매우 숭고한 산들로 둘러싸인 평원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이 산들은 적들로부터 도성을 수호하고 보호한다. 이 도성은 하느님의 충실한 경배자들과 함께 그곳에 살고 다스리기 위해서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즐거운 천상 낙원이다. 정상이 높이 솟아 있는 이 산들은 외부의 모든 적들이 들어올 수 없도록 그 도성을 평화롭고 안전하게 지켜준다. 그곳에는 슬픔도, 통곡도, 죽음도 없고 있을 수도 없으며, 시기심도, 악한 열정도 그 도성의 시민들의 영원한 안식을 방해할 수 없다. 하느님의 전능함, 정의, 선하심, 자비, 부성적 사랑, 지혜 그리고 이외의 다른 속성들은 그 도성을 에워싸고 있는 침투할 수 없는 그 산들과 같으며, 어떤 악도 그곳에 들어갈 수 없게 한다. 보이는 길들은, 순례자인 인간을 그 도성의 성문으로 인도하는 길로, 하느님께서 손수 직접 그리셨다. 그 길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이 길을 통해 가지 않는 사람은 도성에 다다르지 못하고, 그 길을 벗어나 결국 자신을 잃게 된다.  비참한 죽을 인간에게 밤낮으로 열려있는 이 길은, 은총의 법인 계명이다 ; 너희는 온 마음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마르 12,30-31 참조)  오직 이 길을 가는 사람만이, 의로운 이들의 영원한 거처로 들어가는 성문으로 갈 수 있다. 승리한 사람만이 이 거룩한 도성안에서 하느님께서 그를 위해 준비한 영광을 소유할 것이다. 그가 바로 하느님께서 그를 위해 준비한 영광을 소유할 것이다. 그가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고, 하느님은 그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비겁한 자들, 믿음이 없는 자들, 살인자들, 간음한 자들, 주술사들, 우상 숭배자들 그리고 거짓말쟁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권능으로 그 평화의 도성에서 쫓겨나 불과 유황 못으로 보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