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
1. 하느님은 인간이 원하고 믿고 희망할 수 있는 것보다 탁월하고 완전하게 인간의 마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다. 덕은 이 두 가지 양극단을 일치시킴으로써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영광에 들 때 우리는 믿음, 희망, 사랑의 세 가지 대신덕에 상응하는 선물인 직관과 이해와 기쁨을 통해 하느님을 소유한다. 이승에서 애덕은 우리를 당신 아들의 살아있는 모상으로 변모시킴으로써 하느님과 같게 만든다. 모든 덕과 성령의 선물은 애덕을 따른다.
2. 덕은 개인을 행복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회체 전체를 조직함으로써 자연적이거나 초자연적인 목적을 준비시키고, 지상적 기쁨과 영원한 기쁨의 대상에 이르게 한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리이므로, 이 사회에는 측량할 수 없는 보물을 소유하지 않는 개인이나 계층 혹은 어떤 신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신부가 신랑 앞에서 값비싼 의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빛나는 다이아몬드나 진주를 찾는 것처럼, 영혼이 하느님의 아들 앞에서 그토록 훌륭한 신랑에 대해, 마땅한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써 노력하며 덕의 보석들을 추구해야 한다.
덕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열심히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덕을 사랑해야 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덕을 사랑하고 그것을 감사히 여기기 위해서는 사람은 덕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는 것만 사랑할 수 있고, 우리가 사랑하는 것만 추구할 수 있으며, 추구하는 것만 발견할 수 있고, 발견한 것만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누가 애덕의 순금을 발견하게 해주겠는가? 누가 애덕과 어울리는 다른 모든 덕행의 다이아몬드와 진주와 보석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주겠는가? 누가 덕행의 학교에서 스승이 되겠는가? 누가 덕행을 그대로 정확히 생생하게 보여 주겠는가? 이 학교에서 최고의 스승은 영원한 진리 자체, 곧 지식을 성도(聖徒) 들에게 가르치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성경의 각 장은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이다. 교부들과 교회 학자들은 방대한 논문 안에서 이 주제에 대한 저서를 우리에게 남겼다. 수덕주의와 신비주의 작가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아주 잘 쓰셨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더 탁월한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 많은 저서들은 도서관을 가득 채울 정도이다. 은둔자들과 은수자들조차도 덕행과 자신들을 공격하는 악덕들에 대해 서로 가르침을 주고받을 필요를 인정하며 동굴과 숲의 험준함과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고독을 잠시 동안 떠나 이 주제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함께 모였다.
4. 체험과 실천이 예술과 학문의 스승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하느님의 성령께서 교회의 거룩한 박사들의 입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빛과 가르침을 열심히 찾지 않고 무시하는 것은 매우 경솔한 일이다. 왜냐하면 교회가 우리에게 덕행의 길을 가르치기 위해 그들을 박사로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가 덕을 실천하면 우리의 스승님은 그들의 직분을 통해서 성인들의 지식을 주실 것이다.
5. 어떤 주제에 대한 글들이 많이 늘어날 때 그 내용을 교의가 드러나는 원칙으로 줄이고 간략한 구체적인 용어로 그것들을 보여줄 요약서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기초를 지닌 이 원칙들은 그 주제에 대해서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고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분명하게 설명한다. 동시에 그 주제 중 가장 흥미로운 것에 대해서 명료하고 단순하고 일반적인 관념을 제공한다. 그 주제에서 다루어져 온 모든 설명들을 읽을 때 이 단순하고 일반적인 관념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그 내용을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다. 학식이 있는 사람들은 이 요약서의 몇 가지 용어로 교리 전체를 알게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교리가 몇 가지 생각과 원칙 안에서 다시 결합되고 축소됨을 보게 된다. 초보자들은 이 요약들을 암기하고 공부하고 묵상하고 심화하면서 배운다. 학식 있는 이들의 지성은 학자들이 주는 지식을 얻는 설명에 열려있고 쉽게 알아듣는다.
나는 거룩한 작가들이 덕에 관해 쓴 모든 내용들을 원칙들로 줄인 요약서가 우리학교의 학생들에게 도움이 좀 되리라고 보아,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교리서의 형식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6. 다음과 같은 순서로 주제를 제시하고 물을 것이다.
덕이 무엇인지, 어떤 종류로 나눠지는지, 성령의 선물과 열매들이 무엇인지, 모든 덕들 사이의 조화와 질서의 연결은 무엇인지, 성령의 선물들과 열매들의 관계는 무엇인지, 우리 마음의 정원에 뿌려질 씨앗이 어디에서 오는지, 어떻게 그 씨앗이 싹트고, 자라고, 제 때에 꽃과 열매를 맺고 완덕의 경지에 이르는지, 모든 인간이 자신의 지위와 소명에 맞게 덕의 개념에 따라 덕행을 실천해야할 의무는 무엇인지, 이러한 질문들이 덕의 전번적인 의미이다. 각 덕을 개별적으로 공부하면서 교회학자들이 이름을 붙인 덕들 중 하나도 잊지 않을 것이며, 그 덕들의 대상과 행위는 물론 덕에 반대되는 악덕들을 살펴볼 것이다. 본질적으로 덕들을 고려하면서 덕이 무엇인지 살펴본 다음에, 사회 체의 모든 신분과 계층과 직분 안에서 덕들을 살펴보고, 각자의 소명에 상응하는 덕을 각 개인에게 제안할 것이다.
7. 교리서는 여러 과로 나뉘며, 각 과는 한 강의의 내용이다. 과의 순서는 이 학교의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을 수월하게 해줄 것이다. 이 학문은 아주 중요해서 성인들의 학문이라 불린다. 지혜서(10장 10절)는 의인들에 대해 말하는 장에서 “하느님께서는 의인들에게 거룩한 것들을 알려주셨다 (Dedit illi scientiam sanctorum)." 라고 우리에게 말해준다.
성 령 송 가
오소서 성령이여,
높은 곳에서 내려오소서.
당신의 피조물에게
당신의 빛 한 줄기를 주소서.
마음이 가난한 이들과
우리 마음의 부드러운 아버지
형용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시는 분이시여
찬란한 빛을 주소서.
영혼의 기쁜 손님,
가장 좋은 위로자,
일할 때에 휴식이시며
흔들릴 때 고요함이십니다.
눈물을 흘릴 때
슬픔의 골짜기에서 안식이시며,
마음 깊은 곳의
확실하고 안정된 평화이십니다.
지복의 빛이시여!
새벽보다 더 밝은 빛이시여!
당신을 믿는 자녀들의 마음을
당신 빛으로 채우소서.
거룩한 영감 없이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며
인간의 유산은
무지와 악의 밖에 없습니다.
당신께 부르짖는 마음들
그 깊은 상처들을 낫게 해주시고
죄로 더렵혀진 얼룩 지우시고
마른 땅 물주소서.
빗나갈 때
바로잡아 주시고
딱딱한 얼음 녹게 해주시며
굳은 맘 풀어주소서.
당신의 일곱 가지 선물의
귀중한 향기를
당신의 충실한 백성 위에
넉넉하게 뿌리소서.
당신을 신뢰하며
덕행과 공로와
구원과 성취와
영원한 기쁨을 청하나이다. 아멘
보내시는 당신 얼에 그들은 창조되어
누리의 모습은 새롭게 되나이다.
기도합시다.
오소서 성령이여. 믿는 이들의 마음을 충만케 하시고
올바른 지혜를 주시며 영원한 위로의 기쁨을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 사
덕행의 주인이신 하느님
시편 84
만군의 주님, 당신의 거처가 얼마나 사랑스럽습니까!
주님의 앞뜰을 그리워하며 이 몸은 여위어 갑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을 향하여
제 마음과 제 몸이 환성을 지릅니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당신 제단 곁에 참새도 집을 마련하고
제비도 제 둥지가 있어 그곳에 새끼들을 칩니다.
행복합니다, 당신의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늘 당신을 찬양하리니. 셀라!
행복합니다, 마음속으로 순례의 길을 생각할 때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
그들은 바카 계곡을 지나며 샘물을 솟게 하고, 봄비는 축복으로 덮어줍니다.
그들은 더욱더 힘차게 나아가 시온의 하느님 앞에 나섭니다.
주 만군의 하느님, 제 기도를 들으소서. 야곱의 하느님, 귀를 기울여 주소서. 셀라
하느님, 저희의 방패를 보소서. 당신의 기름부음 받은 이의 얼굴을 굽어보소서.
정녕 당신 앞뜰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습니다. 저의 하느님 집
문간에 서 있기가 악인의 천막 안에 살기보다 더 좋습니다.
정녕 주 하느님은 태양이고 방패이시며, 주님께서는 은총과 영광을 베푸십니다.
흠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복을 거절하지 않으십니다. 만군의 주님, 당신을 신뢰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시편 117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
그분의 사랑 우리 위에 굳건하고,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
○ 주님, 당신의 종들을 구원해 주소서.
◎ 나의 하느님 당신을 기다립니다
○ 당신의 백성들을 기억해주소서.
◎ 처음부터 당신이 소유한 백성들을.
○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주님, 저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 제가 부르짖는 소리가 당신께 갈 수 있게 해주소서.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기도 합시다
우리 주 하느님, 당신 종인 저희에게 몸과 영혼의 지속적인 건강을 허락하여 주시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통해 현세의 슬픔에서 해방되어 영원한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영원하시고 전능하신 우리 하느님, 당신만이 기묘한 일을 하시니, 당신 종인 저희와 교회에 당신 은총의 영을
부어 주시며, 끊임없이 당신의 마음에 들 수 있도록 축복의 힘을 내려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