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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라 : 1866년 7월 29일 - (8월 4일)
30일 아침
서광이 비칠 때 산꼭대기에서
부성애와 자녀다운 사랑
산 중 고독 속에 있는 라반의 딸
1. 오늘 밤 자정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내 님의
목소리였다.
- 일어나 나를 따라 오십시오.
- 어디로 갑니까?
- 산꼭대기로 갑니다.
나는 일어나 그분을 따라갔다. 깊은 침묵이 흐르고 있었고,
사위는 이 고요 속에 잠겨있어 속삭이는 바람 소리도 철렁이는
파도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두 평화스러웠다. 믿음이 지성에게
그러하듯이, 신비로운 달빛이 높은 산꼭대기와 산에오르는 길을
밝혀 주었다.
- 어디로 갑니까? 내 길동무에게 물었다.
- 나를 따라 오십시오.
- 내 그림자여, 그림자여.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환상입
니까?
- 아닙니다.나는 그림자이며 형상입니다. 형태를 띠고 있지
요.
- 어떤 형태입니까?
- 나를 잘 보십시오. 보게 됩니다.
- 당신이 쓰고 있는 너울을 걷어 주세요. 그러면 당신을 볼 것
입니다.
그림자가 사라지자 나는 형상을 보았다. 그 형상은 내 님의 모
상이었다. 내게 말했다.
- 나를 잘 보십시오. 그러면 내 안에서 당신 님의 무한한 아
름다움을 보게 됩니다.
2. 눈길을 그이에게 고정시켰다. 님은, 달빛이 흐릿하지 않았
으므로,자신을 보도록 해주었다.오,무딘 펜이여,무엇을 쓰겠는
가! 산꼭대기로 내 걸음을 인도하던 이는 젊은 양치기 여인이었
으며 야생 염소처럼 가볍고 날렵했다. 긴 겉옷은 달빛과 똑같이
희고, 왼손에는 목자 지팡이를 쥐고 오른속에는 금으로 된 홀을
들고 있었다. 머리카락을 곱게 빗어 올린 머리에 관을 쓰고 있는
데 관에서 반사하는 위황찬란한 빛 때문에 거의 쳐다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여인의 발현에 마음 깊은 데에서 커다란 공경심이
우러나와서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여인이 쳐다보라고 명하지 않
았더라면 나는 눈을 내리뜬 채 그분을 따라갔으리라. 그러자 여
인은 내 두려움을 짐작하고는 내게 말하였다.
- 나를 쳐다보십시오. 그래요, 편안하게 또 유심히 쳐다보십시
오. 나를 쳐다보는 그만큼 나를 사랑하게 됩니다. 나를 사랑하면
할수록 당신은 더욱 더 순결하고 정결하게 됩니다. 당신은 당신
의 님에 대해 물으면서 이 산에 왔습니다. 내가 그 사람이며, 여
기에 있습니다. 나를 쳐다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