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사 가브리엘과 함께
라반의 딸인 양치는 아가씨를 위해 지옥의 마귀들을 대항한 투쟁
13. 내 영성 생활의 규칙에 따라, 기도를 하려고 한 밤중에 동굴에서 나왔다. 달은 지중해의 심연에서 이미 떠올라 있었으나 달빛은 아주 어두웠다. 내 님을 부르자 라반의 딸이 살포시 내 곁에 왔다.
- 양치는 아가씨여, 당신의 가축은 어디에 있습니까?
- 숲 속에 있습니다. 내 목동들이 돌보고 있습니다.
- 양치는 아가씨여, 오, 당신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 내 고통은 너무나 끔찍하답니다. -아가씨가 응답했다.
- 내게 그 이유를 밝혀 주십시오.
- 예, 이 목적으로 내가 왔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이미 당신에게 말했지요. 쇠사슬에서 풀려난 지옥의 용이 지상의 모든 왕과 지배자들을 부패시켰습니다. 자기 부하들을 시켜 전부 정복하였습니다. 내 양들을 얼마나 끔찍하게 학살하였는지!
- 딸이여, 절망하지 마십시오. 내 신부여, 위로 받으십시오. 용은 이미 자기 부하들과 함께 하느님의 면전에서 쫓겨났습니다. 이제 용의 부하들과 세력과 악이 모두 지옥에 갇힐 것입니다. 이 고귀한 임무를 맡으신 가브리엘 천사여, 오십시오(묵시 12,7-18; 다니 8,18; 9,21-22; 루가 1,11-19; 26-38; 예레 25,11; 29,10).
14. 산에서 쇠사슬 부닺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대천사 가브리엘이었다. 금으로 된 사슬을 손에 들고 팔에는 쇠사슬을 감고 있었는데 쇠사슬의 다른 쪽은 하늘에 걸려 있었으며 금열쇠도 있었다. 그는 말했다.
- 나는 로마에서 교황좌를 보필하며 마귀들을 대항해 이 도시의 성벽을 보호하는 천사다.
- 어떻게 쇠사슬을 팔에 감고 오십니까?
- 마귀들은 수세기 전부터 준비해온 악행을 지상에서 저지르기 위해 자유를 얻어 쇠사슬에서 풀려났다.
- 왜 그들을 자유롭게 풀어 줍니까?
- 그 이유는 비밀이고 커다란 신비이지만 너에게 알려주겠다. 그러나 책을 덮고 그 날까지 비밀을 지켜라. 나는 너희들의 사제직 없이는 그들을 지옥에 결박하여 가둘 수 없다. 사회 사람들은, 마귀 들린 자들은 없거나 아주 드물고 자기들은 마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믿을 정도로 구마 의식에 대한 불신이 조금씩 커졌다. 이 불신앙은 구속의 신비를 심각히 위협하는 것으로써 구마 의식을 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고, 자유를 얻은 마귀들은 거짓 그리스도인 안에서 그 과업을 완수한다. 그때는 이미 하느님께서 당신 섭리로써, 마귀를 쫓아내는 힘을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받아 사용하는 믿음이 깊은 사람들을 준비시켜 놓았다. 이 사람들이 사방에 퍼져있는 마귀들을 쫓아내겠고 나 또한 그들과 함께 일하겠다.
- 그 일이 언제 이루어지며, 그들은 누구겠습니까?
- 엘리야 예언자가 앞장선 너의 수도회이다. 이 일은 너와 네 수도회원들이 원하는 만큼 빨리 이루어진다(1열왕 17,1-19; 21,17-18; 2열왕 1,2-2,12).
- 즉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부족한 것이 무엇입니까?
- 강생의 신비와 세상의 구원을 믿는 신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