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4일 아침, 나는 자신의 비참함에 무겁게 짓눌린 마음으로
산에 올랐다. 숲 속에 들어서자마자 위안을 주는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이렇게 말을 주고받은 덕분에 지상
의 것들에 대한 근심으로 가득 찬 고통에서 조금씩 벗아났다.
- 당신은 누구십니까? 내가 물었다.
- 나는 하느님의 거룩한 산(천사) 입니다.
- 당신 말이 부드러워서 당신을 알아보았습니다.
산 - 내 안에서 무엇을 찾습니까?
- 내 님이 나를 부르고는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 있는지
압니까?
산 - 예, 오십시오. 자기 아버지의 가축에게 풀을 먹이고 있
습니다. 내가(거룩한 천사) 그 이가 있는 곳으로 당신을 데려
가겠습니다.
8.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숲 속에 깊숙이 들어갔을 때, 이전
과 똑같은 목소리가 내게 질문한다는 느낌이 무척 강하게 들
었다. 산꼭대기에 도착하니 바르셀로나와 주변과 근처 산들
이 모두 보였다. 이 산들(천사들의 무리)이 모두 동시에 내게
말했다.
- 당신의 님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 어디에 있습니까?
- 우리들 가운데에 있습니다 -산들 중에 가장 높고 위엄 있는
산이 대답했다-. 오십시오. 라반의 딸(투쟁 교회)이 사는 곳을
가르쳐 주겠습니다.
나는 길을 계속 걸어 산꼭대기에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찾고 있던 이를 발견했다. 그 이는 혼자였다.
- 내 님이여, 당신이 나를 부르셨군요. 여기 있습니다.
라헬 - 예, 내가 당신을 불렀습니다.
- 무엇을 원하십니까?
라헬 - 내 아버지께서 내게 맡겨주신 가축을 돌보기를 바랍
니다.
9. 이렇게 말하고 손에 들었던 지팡이를 들며 덧붙였다.
- 남쪽을 보고 북쪽을 보고 동쪽과 서쪽을 보십시오. 나는 사
방을 다 쳐다보았다. 2억 5천만의 양들이 여러 무리로 나뉘어 목
자들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수많은 늑대의 무리들이 양의 가죽
을 쓰고 거짓 목자들의 지도를 받아 양들 사이에 섞여 들어가 있
는 것을 보았다. 엄청난 대량 살상과 혼란으로 우리는
서로 알아듣지 못했다(마태7,15) 짙은 안개가 산을 온통 뒤덮
어 어떤 물체를 공격해야 할지 우리는 알지 못했다. 그 와중에
양들을 우리로 불러모으는 목자들의 외침소리, 양들의 울부짖
음, 개들의 짖는소리, 늑대들의 우는 소리, 목동들의 휘파람 소
리, 이 모두가 너무도 가엾고 슬픈 광경을 자아냈다. 우리의 참
담함을 더하기나 하려는 듯 밤은 더욱 캄캄해지더니 산들을 모
두 암흑으로 덮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양치기 소녀는 극도의 고
통과 괴로움에 빠져 땅에 무릎을 꿇고 하느님 하버지께 기도하
였다. 북쪽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 안개를 걷어 버리니 싸움이 얼
마나 처참했던 지가 선명하게 보였다. 라헬의 기도에 하느님 아
버지께서 큰 능력이 있는 두 권품 천사를 산 위에 보내셨다. 찬사
들은 무척 사나운 개들을 데리고 왔는데, 개들은 명령을 받자 늑
대들에게 맹렬하게 덤벼들어 양의 가죽을 벗기고는 갈가리 찢어
놓았다. 그리고는 거짓 목자들을 쫒아내고 주님의 양떼를 구했다.
양떼들은 참된 목자들의 소리를 알아듣고 우리 안으로 모여들었
으며, 거기서 수많은 악에서 구원받았다.
- 오, 양치기 소녀여, 말해 주십시오. 방금 본 이것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