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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12월 8일 밤 로마에서
비오 9세 교황 성하
1866년 12월 18일, 로마
“파수꾼아, 얼마나 있으면 밤이 새겠느냐?” (이사 21,11)
1. 12월 8일 밤 기차로 로마에 도착하자 내 영혼은 두려움과 전율에 휩싸였다.
숙소에 들어 잠자고 있는데 악령의 현존을 느껴 깨어났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
자정의 핀쵸(Pincio)산에서 끔찍한 모습을 한 거대한 용을 보았는데,
머리 일곱을 달고 자기가 정복한 모든 왕의 관을 쓰고 있었다.
머리에는 양쪽의 권력, 즉 왕들의 정치권력과 모든 마귀와 거짓 작가들과
용을 따르는 예언자들의 영적 권력이라는 두 개의 뿔이 있었다.
나는 언덕에 눈을 돌렸다. 핀쵸산에서 용의 부하인 어둠의 마귀들로써 힘을 받아
로마를 지배하고 있는 일곱 산등성이를 보았다.
이 마귀들은 자기들끼리
“로마는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상의 위대한 자의 왕관을 차지하였다.
다만 우리에게 이것(교황의 지상권)만 부족하다(묵시 12,3).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무엇이 우리를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가? “ 하며 쑥덕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용이 그들을 막으며
“내게 넘겨주시오 -바티칸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도시를 내게 주시오.
내가 이겼으니 당신은 물러나시오. 열쇠를 내게 넘겨주시오. “ 하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에게 말하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 영상 때문에 내 몸은 마구 떨렸다. 우리의 온갖 권세와 능력과 권위가 있는…
바티칸을 방문할 날을 몹시 초초하게 기다렸다.
2. 아침에 바티칸으로 가려고 성(聖) 안젤로 다리를 지나다가 성(城) 위에 한 천사가 있는 것을 보았다.
- 파수꾼이여, 여기서 무엇을 하십니까?
- 나는 지상의 왕들과 군주들에게서 교황좌를 돌보고 수호하는 천사다.
천사는 칼을 꽂은 칼집을 가지고 있고 손은 기도하는 자세였다.
나는 천사의 평온한 모습을 보고 놀라면서 물었다.
- 당신은 지상의 왕들 앞에서 교황좌를 수호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칼은 칼집에 꽂아 둔 채 손은 접어두고 그토록 평온히 계십니까?
최근 한 세기 동안 어찌하여 가톨릭 왕들이 신앙을 잃어 패배하고 자리에서 쫓겨나며
우리의 적으로 탈바꿈하도록 방치해 두셨습니까?
당신 칼은 어디에 쓰인단 말입니까?
- 나는 마귀들 앞에서 바티칸에 있는 교황좌를 수호하는 천사가
용과 그 부하들을 쇠사슬로 결박하여 지옥에 가두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에 비로소 나는 이 칼로 용의 뿔과 관을 쓰고 있는 머리를 단 번에 자르리라.
너는 네 길을 계속 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