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예, 이제 이해됩니다.- 좋습니다. 나를 잊지 마십시오.- 그러길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내가 다른 이들을 돌보거나 관심을 주는데서 벗어나 광야에 홀로 있도록 해 주십시오.- 내 사랑을 신뢰하는 양떼에게 관심을 갖고 보살피는 일이 나를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그것은 잘못입니다. "사랑은 좋은 지향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돌보려고 할 때는 자신을 잊으십시오. 그때 당신은 내 보호아래 안전합니다. 내가 당신을 보살피니까요.당신은 수도원과 광야와 은둔소에서, 또한 백성들 한가운데 있는 삼목자, 길을 걷는 순례자, 애덕이 제 역할과 기능을 다 하는 곳은 어디서나 또 그 사람들 안에서 혼자 있는 나를 발견할 것입니다.12. 이런 대화를 하며 짧은 시간을 보냈다. 밤에 좀 쉬려고 수방에 들어가는데, 어떤 그림자가 나를 따르는 것을 느꼈다. 그 그림자는 내 자신이었다. 그런데 그 그림자가 형상을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고 그 형상 또한 나였다. 그 형상은 어떤 실재를 나타냈는데 바로 내 님이었다. 나 자신 안으로 잠심하여 그 질료와 형상을 바라보자 내 영혼이 천상의 하느님께 올려졌다. 나는 거룩한 교회를 보았고 교회와 일치하고 있음을 느끼면서, 교회를 위해서 하느님과 씨름을 하여 피로한 내 영혼은 숨과 생명과 힘을 얻었다. 이 환시를 본 이후로 이제 내 안에서 내 님을 본다. 님에 대해 알려달라 애걸하려고 내 안에서 나가거나 내 밖에서 그분을 찾으려고 헤맬 필요 없다.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성 오노라또 은둔소
1867년 3월 14일 아침
13. 오늘 아침, 고독 안에서 기도하면서 하느님과 나의 관계의 목적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있었다. 여명이 번져올 때 님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느꼈다. 목소리는 내게 "당신 개인의 활동은 당신이 속한 수도회의 사명이 됩니다. 그리고 예언자들의 아들로서 하는 당신의 활동은 나의 처지로 말미암아 혼란을 겪습니다. 이에 당신 개인과 당신의 수도회와 교회인 나, 이 세 가지 객체가 당신 영혼에 혼란을 일으키는데 사실 이 세 가지는 서로 묶여 있습니다".하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