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발까르까의 산따크루스 1864년 9월 1일
혼인잔치의 방
1. 님의 부재가 내 탓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의지할 곳이라고 내 자신뿐이라서 님을 부를 용기조차 없었다. 불쌍한 신세의 인간! 그런데도 내 영혼 깊은 곳에서 그분의 현존을 느꼈다. 하지만 그분은 너무 깊이 숨어있고 가려 있어서 감각으로는 그분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였다
2. 비참한 신세라는 무게에 짓눌려 산에서 홀로 걸으며 그분을 불렀다. "나의 신부여, 오, 동정녀들 중 가장 아름다운 분이여, 어디 계십니까?지체치 말고 오십시오. 나는 당신의 현존이 필요합니다
밤에 오셨는데 모습이 무척 달라 보여 미처 알아보지 못하였다. 내게 말씀하셨지만 보이지않았다,
당신영광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내게 말씀하셨는데도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분이 떠나버리자 나는 기도를 하며 다시 그분을 불렀다. 산따크루스에 있는 내 동굴 앞을 지나가는데 안에서 달콤하고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내가 찾던 그 아름다눈 이의 목소리였다. "나는 여기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 얼마나 기뻤던지!
- 내 고운이여! - 내가 대답했다- 당신이 여기 계시다니? 기쁩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 안에 이미 있었군요.
- 그것을 모르셨나요? 이 동굴을 우리의 만남과 통교의 방으로 정한 사실을 잊었나요? 그래요, 나는 여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3. 하지만 감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지나 산을 산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그분이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가자, 사랑하는 동정녀여, 지금 갑니다. 당신에게 합당하지 못하오나 나를 준비시켜 주십시오.' 그분에게 봉사할 굳은 결심을 하며 나 자신을 준비하였다. 이렇게 준비가 된후에 들어갔다. 아주 공손하게 인사했다. 그리고 내 서원을 갱신하면서 나를 전부 그분께 드렸으며 그분도 자신을 전부 내게 주었다. 나와 그분의 영혼이 결합으로써 둘이 하나가 된 것을 느꼈다. 이렇게 하여 죄를 씻었다. 사랑과 열정으로 고조된 가운데 마음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 나의 신부여, 오, 거룩한 교회여,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결합한 모든 성인들의 무리여, 순결하고 아름답고 고운 동정녀여, 나는 이다지도 보잘 것 없는데 어떻게 당신이 나를보고 기뻐하고 흐뭇해하실 수 있습니까?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의 팔을 벌려 주십시오. 내 목숨을 끊으시고 이 불쌍한 죄인을 품에 안으시어 당신의 집에 받아들이소서.
- 이 동굴에 내 집이 있습니다
- 당신이 있는 곳에 천국이 있습니다
- 그러니 이 방은 당신의 천국이지요.
- 여기서 당신을 만나게 됩니까?
- 예, 여기 이 동굴의 고독속에서 나를 만날 것입니다.
- 좋습니다. 여기에 당신이 계시니 나는 이 땅에서도 천국을 가졌습니다. 내 서원을 받아주십시오. 나... 서원을 갱신합니다. 당신께 순명, 정결, 가난의 서원을 드리며 죽을 때까지 충실하게 서원을 지킬 것을 약속합니다.
- 서원을 받아들입니다 서원과 함께 서원을 통하여 당신을 받아들입니다. 준비하십시오. 내일 제대상의 거룩한 성사 중에 나를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4. 영적 혼인성사 : 제대상의 거룩한 성사 중에
그리스도와 교회가 일치하고 결합하다
그리스도 신부의 동정성, 모성, 다산성
가) 제대 상에서 그리스도의 성사적 현존.
그리스도는 제대 위에서 참으로 살로 존재한다. 빵과 포도주라는 질료 안에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있고 몸과 영혼과 신성이 있다. 제대 상에서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 현존의 표징이다
나) 제대 상에서 그리스도의 윤리적 현존.
그리스도는 제대에서 한 개인으로 계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머리로서 계신다. '그분을 교회의 머리로 삼으셔서 모든 것을 지배하게 하셨다.(에페 1,22; 고린1서 15,20.28; 골로 1,15-20; 3,11)
다) 제대 상에서 그리스도 몸의 윤리적인 현존.
5. 머리가 있는 곳에 몸이 있고 몸이 있는 곳에 머리가 있다.그리스도가 있는 곳에 윤리적인 몸으로 교회가 있으며, 교회가 있는 곳에 그리스도가 있다. 머리와 몸은 살아 있기 때문에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머리와 일치해 있듯이 교회는 제대 상에서 그리스도와 일치한다.
라) 제대 상에서 혼인적 일치.
이것은 위대한 성사이다. 즉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신부사이에 내포한 심오한 신비이다. 제대 위는 사랑하는 이와 사랑 받는 이가 결합하는 신방이며, 설명이 불가능한 이 일치는 교회 모성의 기반이다
마) 신부의 모성과 동정성.
말씀이 육화하여 씨앗이 되었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다'(루가8,11; 마태 13,10-13; 마르4,10-12)
합당하게 성체를 영하는 사람들, 즉 어린양의 신부인 교회는 빵과 포도주라는 질료로써 그 씨앗을 받아 모신다. 육화한 말씀은 성체를 모시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그들의 정신과 영혼으로 들어간다. 거룩한교회는 이 말씀을 자기 자궁의 태아처럼 보존한다. 이 말씀은 거룩한 묵상과 좋은 결심으로써 자란다. 성체 성사에서 선물과 은총을 부여받아, 말씀은 자라서 기관이 생기고 모양을 갖추고 튼튼해지며 선행을 함으로써 신부의 자궁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성체가 우리의 살에 닿을때, 강생한 말씀은 사제의 말씀을 통해 성체를 영하는 영혼들 안에서 교회와 일치하고, 교회는 자기 신랑과 일치한다. 즉 그둘은 하나의 살이며, 생명를 주는 영과 똑같은 영이신 하느님 안에서 한 몸이다. 감탄하올 신비여! 이런 합일(일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순결하고 거룩하다.
6. 그리고 신부는 성체를 모시는 이의 몸 안에 강생한 말씀을 받을 때, 또 지극히 순결하고 힘이 있고 놀라운 성덕의 씨앗을 잉태할 때 어미니가 된다. 따라서 합당하게 성체를 모시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 어머니는 많은 자녀를 잉태한다. 사랑받는 신부는 하느님의 말씀을 태 중에 잉태 할 때 동정을 잃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드러운 포옹과 신성한 입맞춤에서, 그리고 이 형용할 수 없는 결합으로 동정녀가 된다.하느님에 대한 열정이 커갈수록 이 동정성은 더욱순결해진다.. 하느님과 일치하면 할수록 영혼은 더 순결해진다.
7. 이 성사 중에 성체를 모시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교회는 이 결합으로 다산하는 어머니가 된다. 교회는 말씀을 잉태할 때도 동정이며 그 전에도 동정이고, 영적으로 출산하고 나서도 동정이며 그 후에도 평생 동정이다. 잉태하고 출산하였어도 항상 순결하며 항상 아름답고 항상 젋고 항상 동정이시다. 이 성사적 결합의 기쁨은 영적인 것일수록 더욱 정결하고 순결하며 영적인 것일수록 더욱 생생하고 강하고 달콤하고 즐거운 것이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영적 결혼
또한 교회와 합당하게 성체를 모시는 사람의 영적 결혼
'이것은 위대한 성사이다'(에페 5,29-32)
8. 혼인이 참되려면 신부는 신랑에게 자신을 내주고, 신랑은 신부에게 자신을 내주어야 한다.
그리고 배우자는 하나가 되고 재산은 공동으로 해야 한다.
첫째, 신랑이 신부에게 자신을 내어줌
그리스도가 교회에게 자신을 내어줌
9. 우리는 이와 같은 봉헌을 의심해서는 옳지 않다. 그리스도께서는 성사로써 성체와 성혈 안에 계신다. 즉 그분의 살과 피가 빵과 포도주라는 질료로서 존재한다. 또한 여기에서 신비적이며 윤리적으로 교회의 머리로서 존재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주시고, 신부인 교회에게 당신의 전부를 주신다. 여기서 교회란, 성체를 받아 모시는 이들 전체와 그 사람들 각 개인의 집회이다. 성체를 받아 모신 신부의 살에 성체가 닿을 때 교회와 머리는 이미 둘이 아니고 하나의 신비체이며 윤리체이다. 즉 이 성사 중에 성체를 받아 모시는 사람은, 성체를 모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똑같은 한 몸의 또 다른 지체가 되어 똑같아지고 한 몸이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