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이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 본성, 내 윤리적인 유기체의 구성, 내 모든 지체들의 관계, 이 지체들과 머리의 관계, 몸 전체와 나를 북돋우며 생명을 주는 성령의 관계, 그리고 성령과 몸의 관계를 직관으로써 알지 못하듯이 내 이름 역시 알 수 없습니다.
- 말씀해 주십시오. 이름이 무엇입니까?
- 나는 하느님의 어머니인 마리아요, 리브가이며, 에스델이고, 유딧이며, 데보라이고, 교회이며 하느님 아들의 신부요, 당신의 신부입니다.
- 그것은 여인들의 이름이고 당신은 여인이 아닙니다.
- 나는 흠 없는 어린양의 신부입니다. 나는 한 여인은 아니지만 그 여인 안에 형상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내가 사멸할 인간에게 보이고 알게 할 수 있는 형상들과 그림자들의 이름입니다.
- 당신의 그림자와 형상의 이름이 아니라, 만일 갖고 계시다면 부탁하오니 당신의 특성을 할하는 고유한 아름을 알려 주십시오.
- 나는 이름이 있긴 있지만, 나를 그림자가 아니라 너울을 벗은 얼굴로 직접 대면하지 않고는 내 이름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은 내 그림자의 이름을 안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 내게 말하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 나는 당신의 님입니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나는 당신 사랑의 대상이며 마지막 목표입니다.
- 그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하느님이십니까?
- 아닙니다.
- 내게 말씀하시는 분이 하느님이 아니란 말입니까?
12. - 나는 당신의 이웃과 함께 하나의 윤리적인 몸을 형성한 하느님입니다. 나는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통하여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결합한 당신의 모든 이웃입니다. 나는 이웃들을 움직이고 이끌며 생명을 주고 거룩하게 하며 영광스럽게 하는 영혼입니다. 나는 모든 천사들과 영광스럽게 되도록 예정된 의인들과,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성령으로 생명을 얻은 무리입니다.
- 당신은 하느님과는 다른 분입니까?
- 만일 내가 하느님과 다르지 않다면 나는 하느님일 것이며, 하느님이 교회가 되고 교회는 하느님일 것입니다. 만일 교회가 하느님이라면 교회를 구성하는 창조물들 역시 하느님일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이 아닙니다. 나는 교회입니다. 나는 리브가요 마리아요 어린양의 신부입니다.
- 지금 말하는 분은 누구십니까?
- 나입니다.
- 당신 안에서 당신을 통하여 말하는 이는 누구입닌까?
- 하느님 곧 내게 생명을 주는 영혼입니다.
- 당신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까?
13. -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지만 그리스도께서는 내 안에 있고 나는 그분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은 하나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말하는 교회의 머리인 그리스도입니다. 왜냐하면 혀는 머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말을 하는 것은 혀이며 사람은 혀를 통하여 말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내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 당신은 하나의 실재이며 고유한 이름이 있는 개별 존재입니까?
- 교회를 믿습니까?
- 예, 나는 교회를 믿습니다.
- 그렇다면 당신이 고백한 믿음은 당신에게 교회를 실재적이고 다른 존재들과 구별되는 존재로, 그리고 고유한 아름으로 알려줍니다. 이 교회는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되고 사도적이며, 로마의 교회입니다. 이제 나를 알겠습니까?
- 당신의 그림자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은 내 그림자는 보더라도 내 얼굴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 지상 순례자의 슬픔이여! 우리에게 그림자만 보게 하신다면 순례자인 인간이 어떻게 당신을 사랑하겠습니까?
- 당신은 이미 내 초상을 보고 있습니다.
- 유리를 씌운 사진 말입니까?
- 예, 원래부터 아주 투명한 유리 안에 있습니다.
- 어떤 종류의 유리입니까?
- 영혼의 수동적인 지성입니다. 이 지성 안에서 생생하게 각인이 된 내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돈 교회’ 라는 사도신경의 구절에 대한 믿음이 순수하면 할수록 훨씬 더 선명하게 나를 봅니다. 내 형상은 믿음의 빛을 받은 영혼안에 새겨집니다. 그러면 능동적인 지성이 그 형상 안에서 나를 알아 볼 수 있습니다.
- 그러면 당신을 믿지 않는 이는?
- 그는 암흑 속을 헤매느라 자신의 사랑의 대상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또 계명을 따르지 않아 길을 잃고 샛길로 빠진 불충한 자 입니다.
더없이 순결한 동정녀요, 오, 거룩한 교회여, 당신에 대한 내 믿음이 얼마나 약한지! 당신을 믿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하여 내 인생의 어두움 중에 내 안에 새겨진 당신의 사진만이라도 보게 해 주십시오. 적어도 당신 그림자를 보게 해주십시오. 그림자여, 가지말고 나에게 오십시오. 나를 떠나지 마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