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4년,원죄없으신 잉태 대축일 후 8일째
지상의 위대하신 분의 따님
"가정 정결하신 분"(아가4,7)
14.젊고 아름다운 한 여인을 보았는데, 어느 위대하신 분의 따님처럼 보였다.즉 우아하고 고상한 옷차림에 겸손하고 하느님을 경외하며 뛰어난 지성을 지닌 듯이 보였다. 마음이 그만 아름다움에 이끌려 그분에게 말했다. '헛것이다! 환상이야 환상! 너를 속이는 거야. 그것은 사랑이라는 존귀한 아름다움이 아니야 밤 그림자처럼 추하고 모호한 그림자야' 그래도 마음은 물질적인 빛이 보여주는 겉모양에 빠져서 나 자신 믿고 싶지 않았다. "바보!- 그림자에게 말햇다.- 그렇게 어리석게 굴지 마라"
다음날 다시 와서 보니, 그 아름다운 꽃은 햇빛때문에 이미 색이 바래고 시들어 있었다. 유심히 들여다보았더니 그 꽃은 궤짝 안에 쳐박혀 있었다. 꽃의 얼굴은 시들어 추해 보였다. "내 마음아 - 나는 말했다.-네 시선을 끌던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림자처럼 사라져 버리고 이제 더는 아름답지 않구나."
15.4일후에 그 무덤을 찾아갔다. 시들은 꽃이 묻힌 곳의 문을 열었다. 나는 혼자였는데, 얼마나 외롭고 적적하던지! 위대하신 분의 딸 이름을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다.얼마나 달라졌는가! 대리석으로 만든 무덤 안에 혼자 있었다. 신비스런 고독이여! 싸늘한 대리석 묘는 어떤 놀라운 형상을 덮어서 감추고 있었다. 무덤을 열자 추한 정경이 드러났다. 움푹패인 눈과 입에는 구더기가 가득하고 피부는 거무칙칙했다.
아름다움이여. 그대는 어디있는가? 아, 환상! 환상! 그래, -그러자 내마음이 말했다. -환상이야!
십자가 아래 맨 땅에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는데
- 일어나십시오. 한 소리가 니에게 말한다.
16. 나는 일어섰다. 일어서서 그 끔찍한 형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실제의 그림자가 나타났으며, 소리는 거기서 났던 것이다.
- 당신은 누구십니까?
- 나는 영원하신 하느님의 딸입니다.
그림자는 하나의 형상이었으며, 그 형상은 바로 하느님의 딸을 표상하고 있었다.
- 이 무덤들 가운데서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 님이여 , 내 마음은 환상에 빠졌습니다.그래서 정신을 차리려고 이 싸늘하고 차가운 대리석에 묻혀 있는 썪은 시체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림자여. 그림자여! 당신도 나를 속이십니까? 당신이 내비친 그 무한한 아름다움도 사멸하는 것이며 이 무덤에 있는 시들은 꽃처럼 썩고 마는 것입니까?
17. 그림자는 햇빛과 같이 환해졌다. 그림자에서 하느님 딸의 비할 데 없는 아름다움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죽음이 그 딸을 어느 방향에서 공격할 수 있는지 관찰해 보니, 죽음이 패배하여 딸이 발 아래서 신음하고 있었다. 죽음의 낫은 부러지고 화살은 꺾였으며 활은 산산조각이 나있었다.
거룩한 교회여, 당신은 불멸합니다! 아름다운 에스델이여, 당신에게 영광있으라! 당신의 형용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은 영원할 것입니다. 나의 비둘기여, 당신은 가장 아름다우며, 당신 전부가 너무도 완전하여 시간이 당신을 추하게도 지치게도 못하고 범접하지도 못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바로 하느님처럼 영원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림자여, 오, 그림자여! 당신은 하느님 딸의 아름다움을 나에게 드러내 보였으니 말해 주십시오. 당신은 환상입니까?
-나는 그림자가 말했다. 내가 대표하는 실재처럼 불멸하고 영원합니다.당신 지성이 일단 인식하고 수용한 것은 사라지지 않듯이 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에페5,27)
- 그렇다면 당신은 그림자가 아닌 불멸하는 실재입니까?
- 예,그렇습니다.당신 지성에 새겨진 형상인 나는 하느님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자로서 선택받은 백성인 교회를 구성하는 피조물 전체에게 전달해야 할 대상입니다.나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게명이 가리키는 사랑의 대상에 관한 충실하고 정확한 참 개념을 지상의 순례자인 인간에게 줍니다.결코 헛것이나 환상이 아니고, 당신의 지성과 영혼안에서는 영원한 그림자이며 관념의 세계에서는 하나의 실재입니다.당신의 지성은 믿음으로 정리정돈이 되어 맑아진 거울로써, 어떤형상, 즉 내 형상을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당신의 님의 형상이며 님을 대표합니다.
-그림자여, 오, 사라지지 마십시오.가지 마십시오!
-예 ,가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당신 안에 새겨져 있을테니까요
- 그러면 죽음은?
-죽음은 내게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승살이가 끝난 후에도 나를 따를 것입니까?
-당신을 따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육에서 벗어나 당신 영혼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스러운 동반자여, 당신과 함께 있으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요!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내 님의 소식을 전해주는 분입니까?
- 당신 안에서 당신의 님을 알려주는 영원한 관념 또는 개념입니다. 나는 님 의 형상이기 때문입니다.
-감미로운 동반자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