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사에서 선교하다
1865년 4월
사랑스러운 투쟁
15. 부활절 다음 첫 번째 주일이었다. 우리는 성 미카엘 마을로 옮겨야 했는데
비가 올것 같은 날씨인데다 이미 지난 한 주간 동안 비가 내려서 아직도 대기는
안개로 가득했다. 예절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비가 올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그때 내 곁에 라구엘의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그 딸에게 말했다.
- 오, 아름다운 사라여, 당신은 내 여행의 동반자가 아닙니까?
- 그렇습니다.
- 좋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벌써 내게 순명하였으니
나는 구름에게 오늘 오후에 비를 내리지 말라고 명하겠습니다.
당신 이름으로 명하겠습니다.
- 좋습니다.
16. 그대로 수행하였다. 날씨에게 명령했으나 열한시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후 세시
까지 비가 왔다. 날씨가 순명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무척 슬펐다. 그래서 사라에게 말했다.
“대자연은 당신에게 딸려있지 않습니까? 왜 나를 괴롭히십니까?” 세시에 비가 그쳤다.
성미카엘 마을 사람들은 내가 자기 마을에서 선교 활동을 하기를 원하므로 우리를 만나러
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산들이 내 님의 깃발 아래 모였다. 그런데 틀림없이 비가 올
것 같았다. 나는 말했다. “우리를 젖게 할 뿐입니다.” “대자연의 힘아, 하느님의 목소리에
순명하라. 구름아, 창조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내가 그분의 이름으로 비를 내리지
말도록 명령한다. 마을 사람들도 마귀들도 순명하니 너희 역시 순명하라.“ 이렇게 말하자
아름다운 사라는 그의 현존을 느끼도록 하고는 나에게 대답했다.
- 우리는 젖지 않을 것입니다.
- 당신은 젖지 않을 것이나, 혹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비에 젖는 것은
그저 당신의 형(形)과 상(像), 또 나와 마을 사람들입니다.
- 나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한 이 사람들입니다.
- 비가 오면 당신도 젖습니까?
- 나는 젖지 않을 것입니다. 비가 오지 않을 테니까요.
- 이 구름들이 나를 얼마나 근심에 쌓이게 하는지...! 사라져라!
- 비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 그러면 내가 명령했을 때 왜 구름이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라도 이 마을 사람들이 양 떼가 목자를 따르듯이
밖으로 나와 우리를 따른다는 것을 당신에게 보여야 했습니다.
이것으로 그 사람들의 믿음과 신심이 올바름을 확인하였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다.
성 미카엘 본당으로 들어갈 때 유딧이 말했다.
- 우리가 비에 젖었습니까?
- 아닙니다.
- 그렇다면 믿으십시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나 마귀들이 당신께 순명하는 것처럼 필요할 때엔
대자연도 당신에게 순명할 것입니다
* * *
17. 오 월 칠일. 모든 섬은 축복을 받으려면 알라메다(Alameda)에 있는 도시 앞에 모여야
했다. 예절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였으나 하늘이 흐리더니 비가 올 것 같았다.
마귀가 이 안으로 들어와 예절을 방해할까봐 두려웠다.
나는 님의 이름으로 구름과 바람과 폭풍우와 대기에게 명령했다.
삼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시를 향해 행진했다.
행진은 한 시간 삼 십분 동안 하게 될 텐데 비 올 것 같은 날씨가 나를 초초하게 했다.
“구름아, 나를 괴롭히지 말렴. 비를 보내지 말라고 명하신 하느님의 목소리에 순명하거라.“
그러자 내 님이 대답했다.
- 구름은 우리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다.
대기가 고요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까. 얼마나 좋은 날씨입니까?
우리는 이 길 한복판에서 더위에 그을려 버릴 텐데 구름이 우리에게 우산이나 양산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구름은 이제 순명할 것입니다.
- 비가 올까 두렵고 이 두려움이 나를 초초하게 만듭니다.
- 믿음이 약한 인간이여! 당신의 약한 믿음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뿐,
비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로 그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