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미 피곤에서 몸이 회복되고 정신은 맑아져서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밤은 아주 선명하였고 보름달에 지중해의 바다 속을 비쳐 이 산은 낮으로 변했다. 섬의 높은 바위들이 내가 있는 곳에 그림자를 드리웠으므로 나는 산 그림자 안에 있었다. 두려움이나 무서움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솔방울처럼 우뚝 우뚝한 바위들과 그것을 꾸며주는 숲, 이 모슨 것이 장엄한 축제를 위한 것 인 듯 잘 차려입고 있었다. 바다는 고요했고 그 속삭임을 마치 산과 이야기하고 있는 듯 했다. 바람 또한 아주 부드럽게 조용조용히 속삭였다. 바람과 끌고 있는데 은은한 목소리가 들려오기에 주의 깊게 경청했다. “5월 11일이 됩니다. ” 나는 질문했다.
- 5월 11일이 무슨 날입니까?
- 장엄한 축제의 날이 될 것입니다.
- 무슨 목적으로 말입니까?
- 하느님의 영광이 이 산을 그느르실 것입니다.
4. 몸과 마음이 몹시 지친 상태에서 오후를 보냈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에, 하느님의 딸인 거룩한 교회와 내 사랑의 현실성과 진실성에 관해 의심이 들고 걱정이 생겼다. 이런 종류의 의심을 물리치는데는 이미 익숙해 있어서 의심이 내 영혼에게 심각하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으나 잠시나마 고통스럽게 했다 나는 그분을 그림자와 형상으로 밖에 볼 수 없으니, 의심을 버리고 님의 부재로 슬퍼하는 내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믿음이 우리 사랑의 대상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더 강하게 믿으려고 한다.
5.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로마 교회를 믿습니다” 하며 신앙고백...을 하는 중에 한 그림자가 나에게 오는 것을 보았다. 언뜻 봤을 때 무서움이 몰려왔다. 그림자가 다가왔을 때 한 형상을 발견했는데, 그 형상이 조금씩 가까이 오자 33살 정도의 젊은 여인의 모습을 달빛으로 볼 수 있었다. 달빛이 환했으므로 그림자는 사라졌다. 여인의 본질이 그러한 것처럼 전체가 하얀빛으로 드러났다. 여인은 곱디고운 순백색의 겉옷을 입었고 머리에는 관을 쓰고 있었는데 그 관에서 뻗어 나오는 수 갈래의 빛이 반짝반짝 거렸다. 오늘 손에는 순금으로 된 반투명의 홀을 쥐고 있었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비록 그 여인이 내 님임을 알았지만 몸은 덜덜 떨렸고 마음으로는 반복했다 ."하나이며, 거룩하고 , 보편된“ 등등...
- 당신은 누구십니까? 여인에게 물었다.
- 오, 내 사제여, 나는 당신의 여왕입니다.
6. 내가 너무 놀라고 공표로 가득 차 그분 앞에 엎드리라고 하니 여인이 말했다.
- 두려워 마십시오, 나는 당신의 신부입니다.
- 오, 여왕이시며 온갖 피조물의 여주인이신 거룩한 교회여,
부족한 당신의 사제가 당신 발 앞에 엎드려 경배하게 해주십시오.
- 아니요, 일어나십시오. 그리고 두려워 마십시오. 당신의 여왕은 당신의 신부입니다.
- 여왕이시여, 만일 당신이 내 신부가 아니라면 공포로 죽었을 것입니다. 어여쁜 이여, 내가 어떻게 사제직을 수행하고 있는지 보려고 오신 것입니까? 아, 만약 당신이 내 님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길을 잃었을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부당하고 형편없는 사제가 여기 있습니다. 내 비참함이여! 용서하십시오. 내 여왕이시여, 당신 사제의 잘못을 용서하십시오, 거룩한 교회여, 당신에게 나는 얼마나 부당한지요!
- 7. 내 영혼은 겁에 질렸고 온통 혼돈스러웠기 때문에 나는 그분이 누구신지 감히 여쭤보지 못했다. 그러나 정말로 내 신부임을 확신하게 되자 그분에게 물었다.
- 당신은 누구십니까?
- 나는 당신의 여왕이며 신부입니다.
- 이름이 무엇입니까?
- 그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