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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크루스1 은둔소
성요한 축일 전야, 1865년
1. "어디에 계십니까? 내 님이여. 당신은 나를 떠나는군요. 당신 없이는 나는 얼마나 불행한지요!" 세례자 요한 축일 전야에 내 영혼은 이렇게 부르짖었다. 죽음의 상처를 마음에 안고 동굴로 갔다. "드디어 혼자이군요. 오, 얼마나 소중한 고독인지! 내 신부여, 당신을 기다립니다. 오십시오, 당신 없이는 나는 방황할 뿐입니다. 오십시오, 내 님이여. 오, 거룩한 교회여, 받아주소서. 아름다운 동정녀여, 당신의 품안에 이 불쌍한 인간을 받아주소서."
깊이 묵상하면서 또한 영과 육이 무겁게 눌리는 어떤 쓰라린 원인 때문에 22일 밤을 매우 고통스럽게 보냈다. 그리고 아침에 하느님의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6월 22일2, 아침
2. 나는 고통으로 피폐해진 내면을 수습하고자 동굴 안을 정리정돈하고 있었다. 그 때 낮익은 목소리를 느꼈는데, 이렇게 말했다. "올라오십시오. 여기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슬픔에 잠겨 하느님의 산을 향해 천천히 걸어 올라갔고,마음 안에서 사랑으로 온 힘을 다해 간절히 외쳤다. "오, 동정녀들 중 가장 아름다운 이여! 순결한 동정녀여, 이 불쌍한 인간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내 말을 들어주십시오. 나의 신부여, 내 말을 들어주소서! 나는 당신께 합당치 않은 불쌍한 죄인이오나, 그런 내가 당신의 것입니다. 거룩한 교회여, 오, 신부들 가운데 가장 사랑스러운 당신께 갑니다. 당신 없는 세상은 나에게 암흑입니다. 오, 순결하신 동정녀, 당신이 없으면 나는 세상 사람들 중에 가장 불행한 자입니다. 당신께 가오니, 당신 품안에 나를 받아주시고 그 팔 안에서 이 지친 마음을 쉬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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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주 : 산따크루스는 '성 십자가' 란 뜻이다.
2 역주 : 날짜 상으로는 맞지 않다. 추측 건데 신부님께서 며칠 전의 상황을 요약해서 쓴 것 같다.
3. 내 영혼은 어둠과 슬픔으로 휩싸였다. 산꼭대기에 도착하여 거기서 찾던 이를 만났다.
- 당신은 혼자 있군요... 행복한 고독이여!
- 신부 -나는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 당신의 현존으로 나는 이미 전부를 얻었습니다. 당신이 있으면 나는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