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사제 서품을 받음으로써 사제인 교황은 그리스도와 함께 교회의 머리이다. 흠 없는 어린양의 신부는 사제직 안에 지상에서 볼 수 있는 머리를 갖는다. 머리는 혀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으로 교회는 말을 한다. 즉< 베드로 좌에서 장엄하게 선포> 할 때 교황은 어린양의 신부의 혀로서 말하는 것이다.
교회는 완전한 나이, 다시 말해 궁극적인 완전성에 이를 때까지 계속 성장할 것이다. 그때 교회는 영광스럽게 된 그리스도의 몸에 계신, 볼 수 있는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 완벽하게 조직된 윤리적인 몸으로써 성부 앞에 나타날 것이다.
12. 이상과 같이 서술한 교회는 우리 사랑의 궁극 목표이며 우리 마음이 추구하는 형언할 수 없는 저 아름다움이다. 가장 순결한 동정녀요 다산의 어머니인 교회는 참으로 곱고 사랑스럽다. 교회의 몸, 교회의 조직과 기관, 교회의 각 지체들의 고유한 기능, 각 부분들의 완벽한 조화, 지체들에게 활기를 주고 영광스럽게 하는 영혼과 각 지체들의 관계, 지체와 지체 사이의 관계, 지체들의 영광, 지체들의 위대함, 지체들의 엄청난 부귀, 아, 눈으로도 볼 수 없고, 귀로도 들을 수 없는 교회의 모습이다. 그리고 항상 동정인 동정녀, 한 없이 아름다운 젊은 여인, 그토록 맵시가 좋은 여인, 항상 날렵하고 건강하며, 하느님의 완전성과 속성을 모두 반영하는 이 여인이 누구인지를 인간의 마음은 감히 상상할 수도 묘사할 수도 없다 (이사64,3-4; 1코린2,9).
여인, 교회의 전형
13. 우리는 지상에 사는 한계 때문에 영적이고 하늘스럽고 볼 수 없고 영원한 것들을 직접 지각할 수 없으며, 다만 볼 수 있고 현세적인 지상 사물과 형상과 그림자를 통해서만 지각할 수 있다. 성서를 보면, 성령은 은유라는 너울을 통해서, 즉 도시, 포도원, 닫혀진 정원, 초원, 양떼, 인간의 몸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나 형상을 통해서 우리에게 교회를 보여주신다. 또한 우리가 인간의 그림자를 통해서 교회를 믿음으로써, 형상과 질료로써 볼 때 성령은 사멸할 육신에 붙어사는 지성이 알아들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우리에게 위의 모든 것을 계시하신다.
14. 여러 형상들 중에서 여인의 형상은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영적 결혼으로써 그리스도의 성인들 사이의 관계를 우리에게 묘사한다.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모든 여인 중에서 가장 생기 있고 완벽하며 교회의 완전한 전형이시다. 사라, 리브가, 라헬, 레아, 에스텔, 유딧, 드보라와 그밖에 구약성서에서 언급하는 여인들은 그들의 형상으로 교회를 확실하게 표현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여인들의 인생 역정 안에서 불완전함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고의 예술가의 손으로 완성한 완벽한 여인, 마라아께서는 우리에게 교회를 여인의 형상으로 보여주는 유일한 전형이시다. 그래서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한다. (1코린10,11)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
마리아의 모성과 동정성
어머니이며 동정인 교회
마리아의 동정성
15. 마리아는 낳으시기 전과 낳으실 때 또 낳으신 후에도 동정이셨다. 낳으실 때 동정성을 그대로 보존하셨는데, 이는 하느님이신 아기가 닫혀 있는 처녀막을 그대로 두고 세상에 탄생하셨기 때문이다. 낳으시기 이전에는 성령에 의해서 잉태하셨고 낳으신 후로 어떤 남자도 알지 못했다.
마리아는 항상 동정이셨으며 그의 영원하신 성부도 동정이시고 그의 외아들도 동정이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