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95. 가브리엘 부르넷에게 : 바르셀로나
1863년 9월 3일, 베드라(이비사)에서
찬미 예수님
1. 나의 사랑하는 아들 비엘에게
이 산에 온 것은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의 영신
사정에 대해 여쭙기 위해서라네.
자네의 영혼 사정을 바라보면, 어떤 면에서는 자네는 보통 코스를
밟고 있네. 즉 패배와 승리 사이에서 고통받고 투쟁하면서 말이지.
자네에게는 전에도 여러 차례 암시한 바 있었듯이 아주 사악하고 집요하게
공격하는 사악한 천사가 있다네. 그런데 자네는 그 사악한 자의 수많은 요구에
넘어가고 있으니 지금 형편없는 싸움을 하고 있네. 다른 나약한 점들은 접어두고라도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으로 애덕에 반역하는 것은 언짢은 기분, 퉁명스러움, 장상과
후배와 동료들에 대한 악의, 자신에게가 아니라 남들에게 대항하려는 욕망들이네.
이 욕망들이 행동과 말과 바람직하지 못한 양식으로 나타나면, 이것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효경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네. 이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왜냐하면
이것은 바로 오만에서 나오고, 겸손과 친절과 온화함과 대인관계에서 상냥함이
부족한데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라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눈감아 주시지만
이웃에게 해를 끼치는 결점들은 눈감아 주시지 않네. 왜냐하면 그 결점들은
성령에 대항하는 것이기 때문이지. 만약에 자네의 저 같은 애덕에 상반하는 결점들 때문에
함께 사는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고 길을 잃게 되면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라네.
2. 물론 자네는 이 점을 모두 다 잘 알고 있지. 자 그럼 해결책을 찾아보세.
자네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혼자 있을 때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자네 자신을 이기기 위해서는 자네의 공격성과 욕망이 아닌 무엇을 생각할 수있을까?
미약하나마 자네의 영적인 힘을 한 곳으로 다 모아서 자신을 이기는 데에 사용하게.
언짢은 기분과 퉁명스러움과 욕망을 자네 자신에게 돌리게.
자네 자신과싸워야 하며, 자네의 말과 행동과 일로 자네와 같은 끔찍한 원수를
굴복시켜야 하네.
자네 자신을 거슬러 거룩한 전쟁을 시작하게나. 그리고 자네가 가장 끔찍한 적군을 이겨
승리하게 되었을 때, 즉 자네가 겸손하게 되었을 때,
아 , 자네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네!
3. 나는 좋은 아버지로서, 성실하고 충실한 친구로서 또한 사제로서 자네에게
주의를 주고자 하네. 자신을 거슬러 싸우는 데에서 도울 것이며, 이 싸움에서
자네에게 유익한 보속을 줄 것이네.
고해성사를 볼 때는 자네의 악의, 형제애의 부족함, 겸손과 친절의 부족함에 대해
고백하게. 고해성사는 자네가 이러한 결점들에 대항하도록 자네 안에서 작업 할 것이네.
자네가 하느님 앞에서 고쳐야 할 가장 심각한 문제들은 대략 이 정도라네. 자네의 완성을 위해 하느님의 은총과 자네를 지극히 사랑하는 이 아버지의 도움을 생각하게.
예수 마리아 요셉의 프란치스코 수사
